
“메시지는 간단하다. ‘진짜 음식’을 먹어라(The message is simple: eat real food).”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2025~2030년 새 식단 가이드라인(DGA)의 첫 장을 여는 문장이다.
이 권고는 ‘식단 대전환’을 예고하며 각종 논란을 야기한 새 가이드라인에서 유일하게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낸 내용이었다. 붉은 고기와 유제품 섭취를 통해 지방과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는 새 식단 지침을 반박했던 미국심장학회(AHA)와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미 정부의 농림 및 축산업계와의 로비 의혹을 제기했던 학계와 정치계 등 모두 “가공 식품을 제한하고 천연 재료 위주의 ‘진짜 음식(real food)’을 먹으라”는 지침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지지 의사를 표했던 것.
이는 “정제 탄수화물, 첨가당, 과도한 나트륨, 화학적 첨가물 등으로 가득한 가공 식품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과체중과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주된 식생활 중 하나가 바로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상> 포화지방과의 전쟁 종식 선언, 왜?
<중> 단백질 섭취량, 더 늘려도 괜찮은가
<하> 천연 재료 위주의 ‘진짜 음식’으로 돌아가라

박 교수는 “새 식단 지침에서 ‘진짜 음식’을 전면으로 내세운 것은 가공식품 업계 시장 규모가 엄청난 미국에서 꽤 과감한 선언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과거 개정안에선 ‘통곡물을 최소 절반 비율은 먹어라’, ‘탄산음료 섭취를 줄여라’ 정도의 애매한 톤을 구사했다면, 이번엔 관련 내용이 좀 더 명확히 언급됐다”고 말한다. 개정 식단 지침은 쌀이나 빵, 파스타 등 정제 탄수화물이 아닌 통곡물 위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첨가당과 인공 조미료 등이 들어간 초가공식품을 제한하며 영유아에겐 아예 “먹이지 말라(avoid added sugars)”고 명시했다.
박 교수는 “(이번 DGA에선) 곡류나 유제품 간식에 포함되는 첨가당 제한 함량도 늘리고, 제한 양 또한 음식별로 구체적으로 제시해 놨다”며 “이는 미 정부가 초가공식품에 거의 초강수를 둔 격”이라고 설명했다.
‘진짜 음식’이란 어떤 음식인가
그런데 새 식단 지침에서 말하는 ‘진짜 음식’이란 무엇일까. ‘진짜 음식’을 먹으라는 메시지 바로 다음에 오는 문장에 그 힌트가 있다. “단백질, 유제품, 채소, 과일, 건강한 지방, 통곡물 같은 영양 밀도가 높은 자연식품(whole foods)을 중심으로 한 식단을 최우선해야 한다.”
말하자면 ‘진짜 음식’이란 가공되지 않은 신선한 재료의 음식을 일컫는다. ‘장 건강’을 강조하는 항목에 제시된 음식들도 ‘진짜 음식’의 대표적인 예다.
이번 DGA에선 장내 미생물 균형을 통해 건강한 소화를 돕는 음식으로 채소와 과일, 발효식품, 고섬유질 식품을 언급한다. 특히 발효식품 중에는 독일식 양배추절임 ‘자우어크라우트’, 한국의 ‘김치’, 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음료 ‘케피어’, 일본식 된장 ‘미소’를 예로 제시했다. 새 식단 지침은 “이 음식들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을 높이고, 유익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세균과 바이러스 등 미생물 군집을 총칭하는 용어다. 박 교수는 “약 38조 마리에 달하는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을 분해해 면역 및 대사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쇄지방산, 신경전달물질 등 다양한 대사산물을 만들어냄으로써 면역력을 유지하고 만성 염증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장내 미생물 환경을 돕는 천연 발효 식품 김치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는 장내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식으로 알려진다. 세계김치연구소 등에 따르면 김치 속에는 암을 예방하는 항암 유산균과 함께 항염, 항노화, 뇌기능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유익균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도로 가공된 초가공식품은 장내 환경을 방해할 뿐이다. 박 교수는 “초가공식품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파괴하고 ‘장누수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만성 염증을 악화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염장채소, 과도하게 먹지 않아야 암 예방할 수 있어
김치는 적정량을 섭취할 땐 건강에 이롭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몸 안의 나트륨 함량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절임 식품 등 김치 외 다른 염장 채소를 섭취할 때도 명심할 사항이다. 염도가 높은 염장채소를 자주 먹는 습관은 위암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영양섭취기준(KDRIs)에 따르면 하루 나트륨 적정 섭취량은 1500mg 정도다. 2300mg를 초과하면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이를 넘기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김치는 종류나 제조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00g당 400~700mg의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다. 국이나 찌개, 반찬 등 다른 나트륨 포함 음식과의 조합을 고려하면 하루 김치 섭취량은 작은 반찬 접시 기준 ½~1 접시 정도(50~100g)로 조절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