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기부전은 생각보다 훨씬 흔한 문제다. 영국에서는 약 430만 명의 남성이 발기부전을 겪는 것으로 추정되며, 40세 이상 남성의 절반이 살면서 한 번 이상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많은 남성들이 부끄러움과 낙인 탓에 병원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한다.
대신 그들이 향하는 곳은 인터넷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서 근거가 부족한 ‘발기부전 자연치료법’에 의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문가가 경고하고 나섰다.
베이킹소다·사과식초 민간요법 검색 급증…30일 새 5000%
영국 온라인 약국 메드익스프레스(MedExpres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0일 동안 구글에서 ‘발기부전 자연치료법’을 찾는 검색량이 5000% 이상 급증했다. 검색 결과 상위에는 사과식초(애플사이다비니거) 마시기, 베이킹소다 물 섭취하기 등의 방법이 등장한다.
사과식초는 고혈압, 비만, 심장질환 등 발기부전과 관련된 위험 요인을 개선하며, 베이킹소다 물은 체내 pH(산·염기 균형) 수치를 개선하고 음경으로 가는 혈류를 늘려 강한 발기를 돕는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발기부전에 베이킹소다’ 검색은 지난 1년간 441%, ‘발기부전에 사과식초’ 검색은 252%나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요법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고 오히려 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성 기능에 효과 없다…오히려 해로울 수 있어
메드익스프레스에서 의료 콘텐츠를 작성하는 조이 리스 박사는 “베이킹소다나 사과식초가 성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다”며 “희석한 사과식초를 소량 섭취하는 정도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보지만,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의학적 방법으로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이런 ‘천연치료법’을 믿고 시간을 허비할 경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익보다 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발기부전은 단순한 성 기능 문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혈관성 발기부전의 경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일부에서는 심혈관질환이 나타나기 전 먼저 발견되는 조기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낙인 때문에 병원 방문 꺼려…43%는 “말하기 부끄럽다”
영국 제약사 로이즈파마시 온라인 닥터(LloydsPharmacy Online Doctor)가 발표한 2024 건강한 성 보고서(2024 Safe Sex Report)에 따르면, 영국인의 43%가 발기부전, 낮은 성욕, 성관계에서 느끼는 부담감 등의 문제를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부끄럽고 낙인이 될 것 같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리스 박사는 “발기부전은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매우 흔해지는 증상으로,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 치료 등 효과가 검증된 치료법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며 “부끄러움 때문에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는 판단이나 비난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개인의 상황에 맞춘 치료와 지지를 제공하는 전문가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
발기부전, 왜 생기나?…생활습관부터 점검해야
발기부전의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인 유발 요인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혈관·대사 질환 △심장병이나 암 치료로 인한 혈관·신경 손상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 △과도한 음주와 흡연 △특정 약물 부작용 △호르몬 이상 등이 있다. 따라서 증상이 계속된다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성 기능 개선을 위해서는 근거 없는 민간요법 대신 생활습관 개선부터 시작해볼 것을 권한다. 먼저 음주를 줄인다. 알코올은 뇌와 음경 사이의 신호 전달을 방해해 발기 기능을 저해한다. 흡연을 하는 사람이라면 금연하는 것이 좋다. 연구에 따르면, 흡연 남성은 비흡연자보다 발기부전 위험이 약 두 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반면, 금연 후 1년 이내에 약 4분의 1의 남성이 발기 기능이 호전됐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
전반적인 식습관 개선도 큰 도움이 된다. 채소, 과일, 통곡물, 올리브유, 생선, 견과류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식 식단을 꾸준히 실천한 남성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심장 건강 지표가 양호하고 발기부전 위험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포화지방, 설탕, 초가공식품의 과도한 섭취는 혈관 기능을 손상시키고 발기부전의 위험 요인인 비만 위험을 높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