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술 끊고’ 저녁에 ‘또 마셔’…몸의 경고는?
연말 매일 술자리에 ‘파김치’…알코올 중독 위험해
술은 즐겁게 적당히 마시면 유익한 측면도 있지만 과음하면 건강을 크게 해친다. 알코올에 중독되면 헤어나기가 힘들다. 가정불화나 가정폭력의 주요 원인이 된다. 사회생활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연말을 앞두고 연일 이어지는 술자리에 지쳤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한간학회는 올해 발간한 ‘한국인 간질환 백서 2023’에서 "알코올 과다 섭취는 간질환 외에도 치매, 뇌병증, 확장성 심근증, 췌장염, 태아 기형, 암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간학회에 따르면 ‘술을 끊겠다고 결심한 적이 있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술 때문에 질책을 받고 짜증을 낸 적이 있다, 술 문제로 인해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다, 해장술을 하거나 오전에도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등 네 가지 항목 중에서 두 개 이상 해당하는 것이 있다면 술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알코올 과다 섭취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를 유발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숨어 있는 알코올 중독자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신체적 합병증으로는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위염, 위궤양, 당뇨병, 심장마비, 폐렴, 빈혈, 말초신경염, 성기능 이상, 근육 위축, 면역 기능 저하, 기형아 출산(여성) 등이 전신에 걸쳐 나타난다.
정신적 합병증으로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금단 증상은 물론 알코올성 간질, 기억력 장애, 알코올성 치매와 함께 불안 및 우울신경증, 인격장애, 환청, 환시, 피해망상을 위주로 하는 일시적 정신증 등이 동반할 수 있다. 사회적 합병증에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고나 상해, 폭력, 자살, 생산성 저하, 결근, 유아 유기, 가족 붕괴 등이 손꼽힌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1회 음주량이 7잔(여자 5잔) 이상이고,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경우를 고위험 음주로 규정한다. 이런 고위험 음주는 신체 및 정신 건강에 각종 빨간불이 켜지게 만든다. 1회 7잔 미만, 주 1회 이하로 마시는 음주자에 비해 건강·범죄·가정·경제·일상생활의 지장 등 각종 폐해 경험률은 2.5배, 속칭 ‘필름이 끊긴다’고 하는 블랙아웃(술에 취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경험률은 3.5배 높다.
피로·설사·구토·부정맥 등 잘 대처해야
고위험 음주자들의 경우, 연말연시의 음주 횟수나 음주량 또한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의료진이 분석한, 과도한 음주로 인한 대표적인 숙취 증상 및 몸의 경고 반응들이다.
하나, 평소와 달리 몸이 무겁고 피로감이 심하다. 또 권태감, 짜증, 능률 저하, 식욕 감퇴, 성욕 감퇴, 의욕 상실 등이 나타난다.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다. 음주를 중단하고 간이 회복할 수 있는 휴식기를 가져야 한다. 증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병원 진료를 받는다.
둘, 헛배가 부르고 거북하다. 오른쪽 배 윗부분이 부풀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배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며, 구역질 증상이 나타난다. 과도한 음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다. 특히 통증 없이 하지부종과 더불어 복부 팽만감이 계속된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셋, 속쓰림·구토가 계속된다. 주로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과음했을 때 구역질과 함께 창백한 얼굴, 군침, 발한, 현기증, 두통 등이 잘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제산제나 위점막 보호제 등을 복용하면 증세가 좋아진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고 심하면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넷, 설사가 수시로 생긴다. 알코올은 담낭에서 분비되는 담즙을 감소시켜 음식물의 장내 흡수율을 떨어뜨린다. 과음은 위점막뿐 아니라 대장점막까지 영향을 미친다. 대장의 과도한 연동 운동으로 미처 수분을 흡수하지 못한 채 배출하는 대변의 형태가 바로 설사다. 음주 후 설사가 잦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다섯, 심장이 두근거린다. 계속된 음주에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규칙하면, 심장 계통에 부정맥 등 일시적인 이상이 생겼다는 증거다. 심장 수축과 이완 기능에 장애가 올 수 있고, 자칫 심부전에 빠지기도 한다. 병원을 찾아 심전도나 심장초음파 검사, 항부정맥 약물요법 등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콩팥병을 앓고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