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8일 (화)

신용카드 두께도 안 되는 1mm…무릎수술 로봇은 왜 이 차이에 집착할까

부산본병원 한현민 원장 “정렬·절삭 정확도 높여…변형 심한 무릎일수록 강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요약]

  •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정렬 오차를 1mm 미만까지 줄여, 신용카드 두께처럼 얇은 정밀도를 구현한다.
  • 로봇은 수술을 대신하지 않는다. 계획은 의료진이 세우고, 로봇은 그 계획을 정밀 실행하며 벗어나면 즉시 멈춘다
  • 관절 변형이 심하거나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 로봇수술의 강점이 특히 크다.
  • 비급여 항목으로 일반 수술 대비 100만 원 이상 비용 차이가 나며, 부산본병원은 부산 서구·사하구·강서구 유일의 관절전문병원이다.

더위가 한 풀 꺾이면서 강가나 해변을 달리는 달리는 이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무릎이 아픈 이들은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가 없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부산 사하구 사는 김모(68) 씨는 최근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앞두고 병원으로부터 "로봇수술로 하시겠어요?"라는 제안을 들었다. 얼마나 정확해지느냐고 질문했더니 "1mm 미만"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신용카드 두께(0.76mm)만한 오차. 그 1mm가 수술 후 10년, 20년 무릎 수명을 가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산본병원 한현민 원장(정형외과)에게 로봇수술이 실제로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물었다.

1mm가 무릎 운명을 어떻게 가르나?

인공관절 수술의 성패는 고관절부터 무릎을 거쳐 발목 중심을 잇는 정렬 축(軸)을 얼마나 정확히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이 축이 조금만 틀어져도 체중 부하가 한쪽으로 쏠린다.

걸을 때마다 인공관절 한쪽 면에만 힘이 몰리고, 그 부위가 예상보다 빨리 닳는다. 통증이 남고, 심하면 몇 년 만에 수술대 다시 오르는 경우도 생긴다.

손으로 하는 일반 수술은 집도의 경험과 손 감각에 결과가 좌우된다. 반면 로봇은 수술 전 3D CT 영상으로 환자의 뼈 모양을 정밀 분석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그대로 절삭에 옮긴다.

한현민 원장은 "로봇을 활용하면 정렬 오차 범위를 1mm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사람 손 감각만으로는 좀처럼 닿기 힘든 정밀도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절삭 정밀도 몇mm 차이로 성패가 갈린다. 그런 오차를 1mm 이내로 줄이기 위해 한현민 원장은 수술 로봇을 활용한다. 자신의 오랜 경험과 로봇의 정밀함을 결합하는 것이다. 사진=부산본병원

로봇이 다 하는 게 아니다…그래서 더 안전하다

로봇수술이라고 하면 로봇이 알아서 집도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다르다. 환자의 뼈 상태를 판단하고 수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의료진의 몫이다. 로봇은 그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는 손이다.

여기에 안전장치가 하나 더 있다. 수술 도중 계획선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 로봇 팔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멈춘다.

사람 손이라면 순간의 떨림이나 피로가 결과에 스며들 수 있지만, 로봇은 계획을 벗어나는 순간 스스로 정지한다. 의사의 숙련된 판단에 기계의 '정지 반사'가 이중 안전망으로 더해지는 셈이다.

누가 이런 정밀도의 덕을 가장 많이 볼까?

관절 변형이 심하거나, 이전에 했던 수술 흔적 때문에 해부학적 기준을 새로 잡아야 하는 재수술 환자일수록 로봇의 강점은 더 크다. 기준이 애매한 무릎일수록,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실행하는 로봇의 정밀 절삭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은 이제 매년 11만6000여 건 넘게 이뤄진다. 예전 같으면 "수술은 무리"라며 돌려보내던 80세 이상 환자 비중도 2021년 11.9%에서 2025년 13.1%로 높아졌다.

나이는 더 이상 수술을 막는 이유가 아니다. 그 흐름의 밑바탕에는, 정밀도로 나이와 골다공증 같은 위험 요소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게 된 로봇수술의 대중화가 있다.

부산본병원이 쓰는 '큐비스 조인트'는 의료로봇 기업 ㈜큐렉소가 개발한 수술로봇이다. 최근에는 무릎 인공관절에 이어 고관절(THA) 수술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부산본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병원'이다. 까다로운 선정 기준을 통과했다. 부산 원도심부터 서구, 사하구, 강서구로 이어지는 강서구 일원에선 유일하다.

2015년 처음 지정됐으니, 벌써 12년 연속 전문병원 자격을 이어온 셈이다. 그런 덕분에 한달 평균 400건 훌쩍 넘는 수술을 해낸다. 부산권 관절척추병원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사실 수술실에서도 1mm는 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차이다. 하지만 그 1mm가 10년 뒤 다시 수술대에 오르느냐 아니냐를 가를 수 있다. 로봇은 그 1mm를 잡아주는 도구이고, 그 도구를 어떻게 쓸지 정하는 건 여전히 의사의 몫이다.

결국 무릎을 살리는 건 로봇이 아니라, 로봇을 정확히 부릴 줄 아는 경험 많은 손이다.

[FAQ] 환자들이 많이 묻는 질문들

회복 속도나 통증, 실제로 더 나은가요?

로봇수술은 연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출혈량이 줄고, 그만큼 회복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합병증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고요. 다만 체감 회복 속도는 나이, 기저질환, 재활 성실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어도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오히려 무릎 변형이 심하거나 정밀한 정렬이 필요한 환자일수록 로봇수술의 장점이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비용은 얼마나 더 드나요? 보험이 되나요?

로봇수술은 비급여 항목에 해당합니다. 부산본병원 기준으로 무릎 한쪽 일반 수술은 620만~650만 원, 로봇수술은 750만~900만 원 선입니다. 100만 원 이상의 차이를 정밀도와 함께 놓고 상담해볼 만합니다.

로봇수술을 안 받으면 손해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로봇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죠. 관건은 로봇 여부가 아니라, 내 무릎 상태에 맞는 계획을 세워줄 의료진을 만나는 것입니다.

도움말=부산본병원 한현민 원장(정형외과). 한림대 의대를 나와 한강성심병원에서 수련하며 정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손과 손목을 집중적으로 보는 수부(手部) 분과전문의 자격도 있다. 관절내시경 수술, 인공관절 로봇수술은 물론 손가락 접합 등 미세 재건수술도 가능하다.

한현민 원장. 사진=부산본병원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