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라” 주변의 잔소리 되레 뱃살 찌운다

“당신, 살 좀 뺄 수 없어?”

남편의 잔소리에 주눅이 든 주부 이민정(38) 씨는 하루 이틀 초콜릿이나 케이크 등 단 음식을 끊어보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일부러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우울하고 짜증이 심해진다.

그녀는 다이어트를 결심한지 오래됐지만 만성 스트레스로 과부하가 걸린 뇌 때문에 탄수화물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오히려 달달한 맛을 더 강하게 더 자주 원한다. 결국 참는 데 한계를 느껴 이것저것 찾아 먹기 시작하고 살은 금세 다시 오른다. 참았던 식욕이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정씨가 “살 빼라”는 주변의 잔소리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연스레 단 음식을 먹는 행동은 뇌에 습관처럼 새겨진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서 차츰 뱃살이 쌓이고 체중이 늘어난다.

이씨와 같은 사람이 가장 즐겨 찾는 식품은 설탕이나 흰 밀가루로 만든 정체 탄수화물,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트랜스 지방, 동물성 지방인 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들이다.

만성 스트레스와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계속되면 비만 가운데 가장 무서운 복부 비만이 찾아온다. 이때 복부의 내장 사이에 쌓이는 내장 지방조직은 피하지방 조직과 성질이 달라 몸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을 분비한다.

뱃살을 방치하면 당뇨병, 심장병, 치매, 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복부 비만은 높은 혈압, 높은 혈당, 유익한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의 저하, 중성지방 상승과 함께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진다. 복부비만도 질병이라는 얘기다.

비만 전문의 박용우 박사는 “최근 의학계는 비만을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진단한다. 실제로 몸속 염증 상태를 확인하는 CRP라는 혈액검사를 해보면 비만인 사람은 수치가 높게 나온다”고 했다.

몸속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 몸이 만성적으로 붓고 지방 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복부 비만을 내버려두면 점점 살이 찌다가 결국 당뇨병 등 각종 질병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박용우 박사는 “스트레스를 풀겠다고 먹는 음식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어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면서 “항상 몸에 좋은 음식과 운동을 즐기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잘 관리하고 내 몸을 존중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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