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3일 (월)

“반려견과 부딪힌 뒤 코 무너져”… 2년 후 코 잃은 여성, 무슨 사연?

반려견과 부딪힌 후 계속된 코피와 코막힘, 결국 인공 코 착용하게 된 여성...혈관에 염증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 ‘ANCA 연관 혈관염’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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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부딪힌 뒤 코피와 부종, 코막힘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지만 약 2년 동안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던 여성이 뒤늦게 희귀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반려견이 자신의 질환을 알아챘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사진=SNS

반려견과 부딪힌 뒤 코피와 부종, 코막힘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지만 약 2년 동안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던 여성이 뒤늦게 희귀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코 조직이 심각하게 손상되면서 그는 현재 인공 코를 착용한 채 살고 있다.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에 따르면 제인 하드먼(56)은 최근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며 희귀 질환인 ANCA 연관 혈관염(ANCA-associated vasculitis)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우스터셔주 레디치에 사는 하드먼의 증상은 2012년 반려견 씨씨와 부딪힌 뒤 나타났다. 코피가 나고 코가 부은 데 이어, 심한 코막힘이 계속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가 안쪽으로 함몰되기 시작했지만, 의료진은 한동안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자가면역질환을 의심한 전문의가 혈액검사 등을 시행했고, 하드먼은 증상이 시작된 지 약 2년 만에 ANCA 연관 혈관염을 진단받았다. 항암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를 투여받았지만 이미 손상된 코 조직은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코가 완전히 주저앉으면서 인공 코를 착용하게 됐다.

그는 “혈관염으로 코를 잃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며 “지금도 약을 복용하지만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기대수명을 되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값진 일”이라고 말했다.

혈관에 염증 일으키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ANCA 연관 혈관염은 면역계가 자신의 혈관을 공격해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희귀 자가면역질환군이다. ANCA는 항중성구세포질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를 뜻한다.

혈관에 염증이 생기면 혈관 벽이 붓고 두꺼워져 혈액의 흐름이 방해받을 수 있다. 염증이 지속되면 혈관뿐 아니라 혈액을 공급받는 조직과 장기도 손상된다. 주로 코·부비동·귀 등 상기도와 폐, 신장에 영향을 주며 눈과 피부, 신경, 관절, 심장 등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감염이나 약물 등이 면역반응을 촉발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코막힘부터 호흡곤란·혈뇨까지 증상 다양

증상은 어느 혈관과 장기가 손상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발열과 피로, 식욕 저하,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처럼 비교적 모호한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다.

코와 귀가 침범되면 지속적인 코막힘이나 코피, 부비동 통증, 청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폐가 손상되면 기침과 호흡곤란, 객혈이,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 혈뇨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폐출혈이나 신부전, 심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코막힘이나 피로가 있다고 모두 혈관염인 것은 아니다. 증상이 장기간 낫지 않거나 코피, 청력 변화, 눈 통증, 호흡곤란, 혈뇨 등 여러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의 핵심은 과도한 면역반응과 혈관 염증을 억제해 장기 손상을 막는 것이다. 스테로이드와 리툭시맙, 사이클로포스파미드 등의 면역억제제가 사용될 수 있다. 염증이 가라앉아 관해 상태에 들어간 뒤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어 장기간 치료와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반려견이 내 목숨 구한 셈”

하드먼은 지금도 6개월마다 치료를 받으며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청력 저하로 보청기를 사용했지만,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은 뒤 청력 문제가 호전됐다. 반면 질환의 영향을 받은 왼쪽 눈에는 후유증이 남았다. 세 차례 수술을 받은 뒤에도 만성 안구건조증을 겪고 있으며, 증상 완화를 위한 추가 치료를 검토하고 있다.

하드먼은 반려견과의 충돌 덕분에 결과적으로 자신의 질환을 발견하게 됐다고 믿고 있다. 반려견과 부딪힌 일을 계기로 코의 이상 증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반려견이 내 목숨을 구했다고 생각한다”며 “개가 파킨슨병이나 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유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것처럼 내 몸의 이상도 알아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개가 사람의 체취와 호흡, 소변 등에 포함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특정 질환을 구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과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다만 이러한 연구 결과가 모든 질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ANCA 연관 혈관염과의 관련성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ANCA 연관 혈관염은 무엇인가요?

A. ANCA 연관 혈관염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혈관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입니다. 혈관이 손상되면 코와 귀, 폐, 신장, 피부, 신경, 심장 등 여러 장기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2. 코막힘과 코피만 있어도 혈관염을 의심해야 하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코막힘과 코피는 감기나 비염, 부비동염 때문에도 흔하게 나타납니다. 다만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청력 저하, 눈 통증, 혈뇨,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Q3. ANCA 연관 혈관염은 완치할 수 있나요?

A. 현재까지 완치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등을 이용해 염증을 조절하면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관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수년 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재발 가능성이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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