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겨울이 찾아오면서 아침마다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해가 늦게 뜨는 탓도 있지만 심해지는 피로감을 단순 계절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특별한 통증 없이도 조용히 진행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만성 피로의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을 지방이 차지할 때 진단되는데, 심한 경우 절반 이상이 지방으로 바뀌며 간 기능 저하·염증·섬유화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뒤늦게 발견된다는 점이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탄수화물·지방 위주의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생활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이 국민건강영양조사(1998~2017년)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지방간 유병률은 2017년 30.7%에서 2035년 최대 4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방간이 한국인의 주요 생활습관 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외에서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섭취가 지방간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연구는 2025년 11월 국제 학술지 ⟪영양학 연구(Nutrition Research)⟫에 공개된 한국인 대상 장기추적 코호트 연구다.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은 40세 이상 한국인 약 17만3000명의 건강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우유와 요거트 같은 유제품을 얼마나 자주 먹는지와 간에 지방이 쌓이는 위험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다.
그 결과, 우유와 요거트를 자주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지방간 위험이 낮았다. 연구팀은 유제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지방간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다른 생활습관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효과라고 설명하며, 일상 속에서 식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2023년 국제 학술지 ⟪영양학 프런티어(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된 메타분석은 전 세계 25개 연구, 약 5만 명 이상을 종합해 유제품 섭취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특히 우유 및 요거트 같은 발효 유제품 섭취는 더욱 뚜렷한 보호 효과를 보였으며, 이러한 경향은 아시아 인구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들이 ‘우유’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 영양 구성에 있다. 우유에는 지방이 간에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콜린(Choline)을 비롯해 단백질, 칼슘 등 간·대사 건강에 유용한 성분이 풍부하다. 또한 우유는 식품 가공 등급에서 ‘최소가공 식품’에 속해 영양 효율이 높고 일상 식단 속에서 꾸준히 섭취하기 쉬운 것도 강점이다.
국내외 연구들이 일관되게 제시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꾸준한 우유·요거트 섭취는 지방간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될 수 있으며, 특히 한국인 식습관에서는 그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방간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고,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우유·요거트 섭취 습관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