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자리 다음 날 찾아오는 두통과 피로는 많은 이들이 겪는 흔한 숙취 증상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숙취는 더 오래, 더 강하게 찾아온다. 단순히 술을 많이 마셔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숙취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훨씬 복잡하다.
그렇다면 숙취를 악화시키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소개했다.
숙취, 주량보다 운동이나 수면 등 생활습관과 관련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요리스 베스터 교수는 숙취의 심각도가 단순히 주량이 아니라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습관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숙취가 두통, 메스꺼움, 탈수 등 흔히 알려진 증상 외에도 무려 47가지 특징을 지닌 복합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이 대학생 16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격렬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학생들은 음주 후 숙취 빈도와 강도가 더 낮았다. 반면,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학생들은 같은 양을 마셔도 더 자주, 더 심한 숙취를 경험했다. 연구진은 운동이 알코올 대사와 혈류 순환을 촉진해 숙취 해소를 돕는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수면의 질이 낮을수록 숙취가 더 심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흔히 술 한 잔이 숙면을 돕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깊은 수면 단계를 방해해 회복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음주 당일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과음 가능성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숙취도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노화에 따른 면역체계·간 기능의 변화가 숙취 악화
영국 샐퍼드대 숙취 전문가 샘 로일 교수는 숙취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알코올에 대한 면역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면역체계가 약해지고 염증에 민감해지면서 숙취가 심해지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화는 간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간세포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대사된 뒤 아세트산을 거쳐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알코올 탈수소효소와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의 효율이 떨어지면서, 알코올 대사가 느려지고 염증 반응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특히, 한국인 중에는 알코올 분해효소가 없는 사람이 많아 간질환이나 암 위험이 더 높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숙취 줄이는 방법은 생활습관 관리…더 좋은 방법은 금주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 △양질의 수면 △스트레스 관리가 숙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이보다 확실한 방법은 음주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안전한 수준의 음주는 없다”고 선언했으며, 국제암염구소(IARC)는 알코올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한국의 음주율, 여전히 높은 수준…청소년 음주 문제도 심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2023년 한 해 동안 1만여 명이 음주로 사망했으며, 미국에서는 매년 9만 5천 명이 과도한 음주로 목숨을 잃는다.
우리나라 역시 음주로 인한 건강 부담이 적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2019)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약 15조 원에 달한다. 또한, 통계청 및 질병관리청 자료(2022)에 의하면, 알코올 관련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약 3900명, 인구 10만 명당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9.2명으로 보고됐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통계(2023)에 따르면, 성인 월간 음주율은 59%, 고위험 음주율은 14%로 조사됐다. 고위험 음주란 건강에 해로운 수준의 음주횟수와 음주량을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소주 1병 분량의 술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경우가 해당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도 최근 30일간 음주 경험 비율이 약 13%로 조사돼, 음주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