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노인, 세발자전거에 열광?"…두발자전거, '이것'에 좋아

60~70대, 주 1시간 자전거 타면 '균형감각' 쑥↑, '낙상' 위험 뚝↓…"자전거 인프라 제대로 구축하고, 자전거교실 열어야"

자전거 페달 밟기를 즐기는 사람은 겨울엔 실내에서, 다른 계절엔 실외에서 자전거를 탄다. 60~70대가 바깥에서 자전거를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 타면 '균형감각'이 향상된다. 평소 낙상으로 크게 다칠 위험이 뚝 떨어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60대 이상 나이든 사람은 넘어져 다칠 위험이 높아진다. 젊었을 때에 비해, 균형감각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saTion)’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노인 친화적인 운동’으로 자전거 타기가 떠오르고 있다.

자전거 타기는 심혈관과 근육 강화, 협응력 향상, 스트레스 감소 등 건강에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이든 사람이 일주일에 1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면 균형감각이 크게 향상돼 낙상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엔 실내 자전거를 타도 통상의 운동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생쥐가 바퀴 위에서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인지기능을 돕는 특정 호르몬(이리신)이 생성된다. 이 호르몬은 생쥐의 뇌로 전달돼 기억력과 공간 인식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스턴대 앤 러스크 박사(건축/환경, 행동 및 도시계획)는 “노년층은 넘어질까 봐 이륜 자전거 타는 걸 두려워할 수 있다. 이는 많은 노인의 활동량이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러스크 박사는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에서 오랜 기간 봉직했고, 자전거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자전거 네트워크’를 43년 이상 중점 연구했다.

“겨울엔 실내에서, 다른 계절엔 바깥에서”…바깥 자전거 타기, 스트레스도 확 풀어줘  

많은 노인은 건강한 노화에 필요한 신체활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연구 결과를 보면 50세 이상 성인의 약 4분의 1 이상이 직장 밖에서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며 암, 당뇨병, 우울증 등 만성병을 앓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높다. 특히 여성의 비활동적인 비율이 남성에 비해 훨씬 더 높다.

대부분의 미국 노인은 일상 생활에서 운전, 도보 또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한다. 하지만 60대와 70대의 많은 사람은 잠재적으로 자전거 타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자전거 인프라가 우수한 네덜란드에선 자전거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널리 쓰인다. 특히 65세 이상 남녀의 자전거 이용률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러스크 박사는 “미국에서 자전거 이용이 증가하고 전체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자전거 디자인과 자전거 네트워크에 대한 노인의 선호도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으면 이용자의 부상률이 28% 낮아지고, 이용자가 2.5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기반시설 훌륭한 네덜란드에선…65세 이상 자전거 이용률 높이지는 추세

따라서 자전거 보관 공간, 가까운 화장실, 공원·상점으로 연결되는 안전한 자전거 전용도로를 전국 곳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 자전거 충전소도 필요하다. 이는 나이든 자전거 이용자의 건강 및 활동성 개선과 독립적인 이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러스크 박사와 동료들은 미국 뉴햄프셔 노인주거단지와 매사추세츠 웨스트우드 노인독립생활 커뮤니티에 사는 노인 50명에게 세 가지 모델의 자전거를 타보게 한 뒤 설문조사를 했다. 세 가지 모델은 성인용 1인승 세발자전거, 2인승 세발자전거, 1인승 두발자전거 등이었다. 그 결과 참가자는 성인용 1인승 세발자전거에 가장 열광했고, 2인승 세발자전거에도 관심을 보였다. 성인용 세발자전거는 두 바퀴가 달린 자전거보다 페달을 밟기가 더 어렵고, 코너를 돌 땐 핸들을 숙이지 않고 돌려야 한다. 나름 학습이 필요하지만 안정성이 뛰어나다.

나이든 사람들, 의외로 세발자전거에 열광…“한 번에 30분, 주2회 자전거 탈 수 있어”

고령자 친화적인 자전거 네트워크의 가장 중요한 기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참가자들은 한 번에 30분 동안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일주일에 두 번 탈 수 있으며,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길 원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주거단지에서 자동차가 너무 빠르게 주행한다고 지적하고, 기존 도로가 아니라 분리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타길 원했다. 참가자들은 노인의 낮은 시력을 들어, 야간에 이용자가 자전거 도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길 가장자리에 밝은 색상의 경계선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스크 박사는 “상당수 노인은 두발자전거 타는 법을 다시 배우거나 2인승 세발자전거를 다른 사람과 함께 타는 수업을 원한다”며 “곳곳에 자전거 도로와 편의시설 등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면, 노년층이 자전거를 즐겨 타면서 더 건강하고 더 독립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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