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려고 먹는 농축 즙이 ‘독’ 되는 경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일주스와 다르게 영양분만 농축되어 있을 듯한 ‘건강즙’. 즙에 따라 각종 효능은 천차만별이고, 몸에 나쁜 즙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모든 과일·채소즙이 건강에 좋은 것일까? 건강 상태에 따라 피해야 하는 즙을 알아보자.

◆ 당뇨환자는 큰일

과일즙은 과일 속 비타민, 미네랄 성분뿐만 아니라 당분도 함께 농축되어 있다. 과일즙의 당류 함량은 1포 기준 약 10g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당섭취량(50g)의 5분의 1수준이다. 식후 간식으로 즙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식사와 맞물려 혈당이 크게 오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채소는 별도의 첨가물 없이 갈아 마시는 것이 좋고, 과일은 생(生)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식이섬유도 함께 섭취해 혈당 조절에 용이하다.

◆ 임산부

임신 중 지나치게 당분을 섭취하면 임신성 당뇨나 태아 비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 지수가 높은 과일은 즙으로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당뇨환자와 마찬가지로 즙보다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생과일로 먹으면 식이섬유도 함께 섭취해 변비 해소에 도움을 준다.

◆ 신장질환자

신장은 우리 몸의 ‘쓰레기 처리장’ 역할을 담당한다. 몸속 노폐물을 소변으로 내보내고 체내 수분량 및 전해질 농도를 조절한다. 그러나 신장이 손상되어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이러한 조절 능력이 저하된다. 이때 칼륨을 많이 섭취하면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수분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몸에 수분이 축적되고 부종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사과 한 조각 40g의 칼륨 함량은 58mg이며, 부기 해소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배와 양파는 50g 당 각각 50mg, 72mg의 칼륨이 들어있다. 신장질환자는 칼륨 함량이 높은 즙의 섭취를 금하는 것이 현명하다.

◆ 위장관 질환자

마늘은 살균 및 항균 효과가 뛰어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그중에서도 흑마늘은 생마늘보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함량과 흡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즙 중에서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위염 환자나 위장이 약한 사람은 마늘즙을 피하도록 하자. 마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은 위벽을 자극할 수 있어 속 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늘즙은 생마늘보다도 알리신 성분 함량이 더욱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현명하게 먹는 법

즙은 씹는 과정 없이 바로 섭취되어 포만감에 영향을 주지 않고, 흡수도 빨라 혈당은 물론 간수치도 증가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즙을 오랜 기간 먹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한 가지 농축 즙을 오래 복용하면 농축된 독성 성분도 함께 몸속에 쌓이고, 영양 균형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즙은 일 1~2회, 식후 먹어야 위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장기간 복용은 좋지 않으며 3개월 정도 섭취 후 몸의 변화를 지켜보되, 6개월 이상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2개 이상의 농축 즙을 동시에 먹으면 위장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즙 제품을 고를 때는 원산지와, 함량 등을 잘 살펴야 한다. 과일이나 채소 성분 외에 당, 합성 착향료, 착색료 등이 들어간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쓴 즙을 먹기 힘들다면 사과 즙 성분이 더해진 것을 고르자. 사과즙의 단맛으로 먹기가 수월해진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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