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에는 건강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음식을 먹고 장거리 이동에 나서는 사람이 많지만, 당뇨병·고혈압·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평소보다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며칠간의 연휴라도 식사량과 식사 시간이 달라지고 활동량이나 수면 시간이 변하면서 평소 유지하던 생활 리듬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거리 이동과 음주, 복약 누락까지 겹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연휴 며칠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약 복용이나 식사 관리를 느슨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귀성·여행을 떠난다면 평소 복용하는 약을 여유 있게 챙기고, 혈당이나 혈압을 스스로 측정하는 사람은 혈당측정기·혈압계도 준비하는 게 좋다.
당뇨병, 음식 종류만큼 ‘먹는 양’ 주의해야
추석에는 송편, 전, 갈비, 잡채, 식혜, 과일 등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접하기 쉽다. 당뇨병 환자는 특정 음식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평소 정해둔 식사량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송편·잡채·식혜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밥과 함께 먹으면 한 끼의 탄수화물 섭취량이 크게 늘어 식후 혈당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과일 역시 건강식품이라는 이유로 마음껏 먹어서는 안 된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적정량을 나눠 먹는 게 낫다.
식사 순서를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다. 채소와 단백질 반찬을 먼저 먹고 밥·떡 등 탄수화물을 뒤에 먹으면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 후 몸 상태가 괜찮다면 바로 눕기보다 가볍게 걷는 것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고혈압·심장질환, 국물과 술 특히 조심
고혈압 환자는 명절 음식의 ‘숨은 소금’을 주의해야 한다. 국이나 찌개뿐 아니라 갈비찜, 잡채, 각종 나물과 전을 찍어 먹는 간장 등에도 나트륨이 상당량 들어갈 수 있다. 국물은 적게 먹고 양념이나 간장을 추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술도 문제다. 연휴 분위기에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면 혈압 관리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복용 중인 약에 따라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술과 함께 안주까지 많이 먹으면 열량과 나트륨 섭취도 덩달아 증가한다.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이 있다면 과식이나 과음뿐 아니라 무리한 활동도 피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산을 오르거나 무거운 짐을 옮기는 등 평소보다 강도가 높은 활동은 심장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가족 간 갈등이나 운전 중 스트레스처럼 순간적으로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도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슴을 짓누르거나 조이는 통증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여기고 참아서는 안 된다. 심근경색 등 응급 심혈관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천식 환자, 흡입제는 여행 가방 아닌 ‘손 닿는 곳’에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다면 평소 사용하는 약과 흡입제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특히 응급 시 사용하는 흡입제는 자동차 트렁크나 큰 여행가방 깊숙한 곳보다 필요할 때 바로 꺼낼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추석 무렵에는 일교차가 커지는 데다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호흡기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감기 등 호흡기 감염은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람이 많은 곳을 방문한 뒤에는 손 씻기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을 지키고, 밤이나 새벽 외출 때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겉옷을 준비한다.
관절염 있다면 장거리 운전·성묘 때 ‘틈틈이 움직이기’
관절염 환자에게는 장시간 운전과 성묘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자동차나 기차에서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관절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장거리 이동 중에는 가능한 범위에서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성묘 때도 무거운 짐을 들거나 가파른 길을 무리하게 오르는 것은 피한다. 활동 후 관절이 붓거나 열감이 나타나는 급성 통증에는 짧은 시간 냉찜질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만성적인 뻣뻣함에는 온찜질이 도움이 될 수 있어, 무조건 ‘관절염에는 냉찜질’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증상에 따라 구분해야 한다.
약은 ‘연휴분+여유분’… 복용 시간 임의로 바꾸지 말아야
만성질환자에게 명절 음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복약 관리다. 고향이나 여행지에서 약이 떨어지지 않도록 출발 전 남은 약의 양을 확인하고, 예상치 못하게 귀가가 늦어질 상황에 대비해 여유분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식사 시간이 달라졌다고 해서 약 복용 시간을 임의로 바꾸거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약을 건너뛰는 것도 피해야 한다. 복용을 잊었다고 다음번에 두 배로 먹는 것 역시 약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 복용을 놓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약마다 다르므로 처방받을 때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고령의 부모와 함께 이동한다면 가족이 복용 약과 기저질환을 알아두는 것이 응급상황 발생 시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