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속에서 일어나는 염증 반응은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거나 조직이 손상됐을 때 몸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정상적인 방어 과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뚜렷한 증상 없이 낮은 수준의 염증이 계속될 때다. 이런 만성적인 염증 상태는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여러 질환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식단을 통해 만성염증을 관리할 때 눈여겨볼 성분 중 하나가 ‘폴리페놀’이다. 폴리페놀은 식물이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만드는 성분인데, 몸속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염증의 불씨가 번지는 것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같은 폴리페놀은 여러 식품을 통해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염증 관리에 활용하기 좋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석류의 영양적 장점과 제대로 먹는 법을 알아본다.
알싸한 맛 정체는 폴리페놀…‘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기존 기름 대신 활용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에는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여러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 특히 신선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삼키면 목이 살짝 따끔하거나 알싸하게 느껴지는데, 폴리페놀의 일종인 ‘올레오칸탈’ 때문이다. 이는 올리브유의 항염 작용에 기여하는 대표 성분으로 꼽힌다.
꾸준한 올리브유 섭취가 염증 지표에 유익한 효과를 낸다는 점은 실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루카스 슈빙스하클 연구팀의 ‘올리브유가 염증과 혈관 기능 지표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유를 섭취했을 때 몸속 염증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혈액 지표인 C반응성단백질(CRP) 수치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유를 활용할 때는 샐러드나 구운 채소에 한 큰술 정도 뿌리거나, 빵을 먹을 때 버터 대신 소량 곁들이면 된다. 계란 프라이나 채소볶음처럼 중불에서 짧게 조리하는 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 올리브유는 비교적 열에 안정적이지만 오래 가열할수록 폴리페놀 일부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연기가 날 정도로 과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올리브유도 지방이라 한 큰술에 120kcal나 된다. 건강에 좋다고 별도로 챙겨 먹기보다 버터나 마요네즈, 다른 조리용 기름 대신 올리브유로 바꿔 쓰는 것이 낫다.
제품을 고를 때는 일반 올리브유보다 ‘엑스트라버진’ 표시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는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아 올리브 열매의 폴리페놀과 풍미가 비교적 잘 남아 있다. 또 빛과 열, 산소는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색이 짙은 병에 든 제품을 고르고, 개봉 후에는 햇빛과 가스레인지 열기를 피해 보관한다.

‘석류’ 붉은 알맹이 속 항산화 성분…염증 지표↓
석류에는 특유의 떫은맛과 붉은색을 만드는 다양한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과 떫은맛을 만드는 탄닌 계열 성분이 대표적이다. 이들 성분은 몸속에서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과도한 염증 반응을 조절한다.
석류의 이런 효과는 호세인 바하리 연구팀의 ‘성인의 석류 섭취와 염증·산화 스트레스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무작위 임상시험 33건을 종합한 결과 석류를 섭취한 집단은 몸속 염증 정도를 보여주는 C반응성단백질(CRP)을 비롯한 여러 염증 지표가 유의하게 낮아졌다. 세포 손상과 관련된 산화 스트레스 지표도 개선됐다.
석류의 붉은 알갱이 안에는 작은 씨가 들어 있는데, 붉은 과육 부분과 씨를 모두 먹을 수 있다. 씨까지 씹어 먹으면 식이섬유를 더 섭취할 수 있고, 알갱이에는 칼륨도 들어 있다.
석류는 반으로 갈라 알맹이를 그대로 떠먹거나 샐러드와 무가당 요구르트에 곁들여도 좋다. 오트밀이나 리코타 치즈 위에 한두 숟갈 올리거나, 구운 채소에 뿌리면 새콤한 맛도 더하고 색감도 살릴 수 있다. 손질한 석류 알맹이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고, 소분해서 냉동하면 좀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석류 주스는 먹기 편하지만 한 병에 많은 양의 과즙이 들어갈 수 있어 전체 당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석류 청이나 석류 농축액 역시 설탕·액상과당 등을 첨가했는지 원재료명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