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처음으로 비만 아동 수가 저체중 아동을 넘어섰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5세에서 19세 사이 아동·청소년 10명 중 1명이 비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식습관 변화와 초가공식품 소비 증가를 아동 비만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2000년 이후 아동 비만율은 3%에서 9.4%로 세 배 이상 치솟은 반면, 저체중 아동 비율은 같은 기간 13%에서 9.2%로 감소했다.
태평양 도서국가의 경우 아동 3명 중 1명이 비만으로 나타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만이 여전히 굶주린 아동이 비만 아동보다 많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생애 초기 체중 관리가 중요한 역할
전문가들은 아동 비만 문제를 단순히 생활습관 차원이 아닌,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국 의학과학원과 이탈리아 국립과학아카데미 연구진은 “임신부터 만 2세까지, 생애 첫 1000일이 평생의 발달과 건강을 좌우하는 시기”라며 “생애 초기 건강한 체중 패턴을 확립하지 못하면 5세 이후에는 교정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병원 연구팀은 3500여 명의 아동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연구(2025, Communications Medicine)에서 아동기 과체중이 성인기 비만 위험을 두 배 이상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6세 시기 아동의 체질량지수(BMI)가 이후 비만 여부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지표로 나타났다.
국내 아동·청소년 비만율도 빠른 증가세
국내에서도 아동·청소년의 비만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3~8세 아동의 비만율은 약 12.3%로 이전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9~17세 아동 비만율은 2018년 3.4%에서 14.3%로 약 3.5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만학회 분석에서도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2012년 9.7%에서 2021년 19.3%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특히 남아의 비만율이 25.9%에 달했다. 또한 교육부 학생건강검사 통계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비만 비율은 2017년 23.9%에서 2022년 29.6%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 공중보건 과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말 기준 전 세계 비만 인구가 10억 명을 돌파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중 성인이 8억 7900만 명, 아동·청소년이 1억 5900만 명에 달한다.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영양실조는 이제 저체중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비만 또한 성장, 두뇌 발달,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양 불균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가공식품이 과일, 채소, 단백질을 대체하는 현상을 막고, 아동이 건강한 식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