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운동 ‘80%’의 법칙..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김용의 헬스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하게 오래 사는 장수인들을 연구한 논문들을 보면 소식,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 낙천적 성격 등 3가지가 꼭 들어간다. 음식과 운동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무리하지 않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운동도 적당히 해야 한다. 대회를 앞둔 선수처럼 할 필요는 없다. 무리하면 탈이 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에 나섰다가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위협받을 수 있다.

◆ 스쿼트를 꼭 정석대로?… 50~80%만 구부려도

나이가 들었는데도 스쿼트의 정석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가 일어나는 것을 반복한다. 앉을 때는 무릎이 발끝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신경 쓴다. 스쿼트를 하다 무릎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더라도 멈추는 게 좋다. ‘스쿼트 잘하기’ 대회에 나간 것도 아니다. 절대 무리할 필요가 없다. 몸 상태에 따라 평소의 50% 정도만  앉았다가 일어나도 운동효과는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다 다치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고관절(엉덩이뼈)이 부러져 3개월이나 입원한 50대 남성이 있다. 폐렴 위험까지 높아져 위험한 상황을 맞을 뻔 했다. 대로변에서 무리하게 자전거를 타다 사람을 피하다가 큰 사고를 당한 것이다. 자전거는 한적한 길에서 느긋한 마음으로 타야 심신의 건강효과를 높일 수 있다.

◆ 그냥 건강 위한 운동인데… 왜 무리할까?

건강을 위해 등산에 나섰다가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산의 내리막길은 무릎 관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내리막 돌길에선 체중의 최대 5배의 무게가 관절과 연골에 실릴 수 있다. 게다가 양쪽에 스틱까지 없다면 관절 부상의 지름길이다. 연골은 닳으면 재생되지 않는다.  50대 이상에서 관절염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관절이 좋지 않으면 일상의 움직임에 어려움이 있다. 건강수명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이다.

구조 헬리콥터까지 출동하는 등산사고 1위는 낙상이 아니다. 심근경색,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등으로 쓰러진 경우다. 무리한 코스를 선택했다가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사실 무리만 하지 않으면 등산만큼 좋은 운동도 없다. 근력, 심폐 기능 증진에 좋고 맑은 공기는 덤이다. 내 몸 상태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하산 길에 빨리 내려가려는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등산은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103세 김형석 교수, 95세 송해 방송인의 경우

최근 건강수명을 누리는 분들로 103세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95세 송해 방송인이 자주 거론된다. 송해 MC는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었지만 건강을 회복하고 방송생활을 재개했다. 두 분 다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두뇌활동이 왕성하다. 또렷한 기억력, 암기력이 놀라울 정도다. 기업 오너를 제외하고 그 연세까지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김 교수는 어릴 때 약골로 어머니가 늘 걱정했다고 한다. 몸이 약해 학교를 1년 쉰 적도 있다. 이른바 ‘유전자의 힘’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젊을 때부터 ‘조심스럽게’ 살았다고 한다.  운동도 무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넉넉한 여건에도 흔한 헬스클럽 회원권조차 없다. 김형석 교수는 50대 후반부터 동네 수영장을 자주 간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집 계단을 하루에 몇 번씩 오르며 자연스럽게 근력을 키웠다. 송해 MC는 서울 종로3가 목욕탕에서 맨손운동을 자주 하고, 매일 지하철 출퇴근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형석 교수는 언론 인터뷰 때마다 “나는 100을 할 수 있어도 90에서 멈춘다. 늘 여유를 두면서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오래 사는 사람은 절대 무리를 안 한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오래 사는 게 아니라, 무리하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 같다”고 했다.

김형석, 송해 두 분의 건강비결을 일반화할 순 없다. 그들의 ‘비결’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 삶’ ‘여유를 갖는 생활’은 눈에 들어온다. 이런 생활습관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소식, 적절한 신체활동, 스트레스가 적은 삶이 가능하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은 환경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달렸다. 나부터 100%에서 벗어나 80%에서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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