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9일 (목)

매운 음식 먹고 “죽는 거 아니야?” 농담했는데…34세男 실제 심장마비?

가슴 통증을 소화불량으로 착각했다가 ‘위도우 메이커’ 심근경색 진단

전날 먹은 매운 멕시코 음식 때문에 속이 쓰린 것이라고 생각한 남성이 급성심근경색을 진단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하단=고펀드미

“죽는 거 아니야?” 매운 멕시칸 음식을 먹은 뒤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한 남성에게 연인이 건넨 가벼운 농담이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이 남성은 거의 쓰러지다시피 몸 상태가 안 좋아졌고, 결국 심장마비를 진단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 사는 마리오 치카렐로(34)는 지난달 야외 운동을 하던 중 가슴 통증을 느꼈다. 울트라마라톤을 할 정도로 체력이 좋았던 그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전날 먹은 매운 멕시코 음식 때문에 속이 쓰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온 뒤 그는 연인 스테파니 제임스(34)에게 “심장이 멈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낮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테파니는 그가 최근 여섯 달 된 아기를 돌보느라 밤에 자주 깨 피곤한 것이라 여겼다. 평소처럼 농담을 던지며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고 말하기도 했다.

약 두 시간 후, 마리오는 가슴 통증이 다시 밀려왔고 이전보다 훨씬 심해졌다는 걸 느꼈다. 통증이 어깨와 왼쪽 팔로 퍼지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심박수가 분당 112회까지 올라갔고, 몸 왼쪽 전체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강한 통증이 이어졌다. 그는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의료진이 내린 진단은 심근경색이었다. 심장 앞쪽에 혈액을 공급하는 좌전하행동맥이 95% 막혀 있었던 것이다. 이 혈관이 급격히 막히면 치명적인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의료진은 막힌 혈관을 넓히기 위해 스텐트 두 개를 삽입하는 시술을 시행했고, 이를 통해 혈류가 회복되면서 마리오는 살 수 있었다. 현재 마리오는 집에서 회복 중이며 앞으로 혈액을 묽게 하는 항혈전 약물을 복용하며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그는 젊고 건강한 사람도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며 현재 심장마비 인식 개선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의료비를 돕기 위한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도 개설했다.

배우자 홀로 남길만큼 치명적인 심장마비, 급성 심근경색
마리오가 겪은 급성 심근경색은 의학적으로 좌전하행동맥 폐색으로 발생한다. 좌전하행동맥은 심장의 앞쪽과 좌심실 대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관상동맥 중 하나다. 이 혈관이 갑자기 막히면 심장 근육의 넓은 부위가 동시에 혈액 공급을 잃게 되면서 심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발생 직후 치명적인 심정지나 심부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배우자를 홀로 남길 만큼 치명적인 심장마비’라는 의미에서 위도우 메이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유형의 심근경색은 관상동맥 내부에 형성된 죽상동맥경화성 플라크가 파열되면서 혈전이 생기고, 혈관을 급격히 막을 때 발생한다.

위험요인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비만, 가족력 등이 알려져 있으며,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유전적 소인이나 생활습관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좌전하행동맥 근위부가 막히면 심장 근육 손상 범위가 매우 커 생존율이 낮아질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의 압박감이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며, 통증이 왼쪽 팔이나 어깨, 턱, 등으로 퍼질 수 있다. 식은땀, 숨 가쁨, 어지럼증, 구역감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일부 환자에서는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처럼 느껴져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급성심근경색 발생률은 증가 추세다. 질병관리청이 2025년 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는 총 3만 4768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사이 발생 건수는 약 55% 증가해 OECD 국가들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발병률은 68.2건으로 전년(67.6건)보다 소폭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 발생률이 여성보다 약 2.9배 높았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위험이 크게 증가해 80세 이상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316.7건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 사례가 점차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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