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몸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픈 류마티스 관절염이 관절뿐 아니라 환자도 모르는 사이 폐까지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위험 환자의 폐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검사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National Jewish Health)의 간질성 폐질환 책임자인 조슈아 솔로몬 박사가 이끄는 국제 전문가팀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폐질환 발생 위험 요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랜싯 호흡기의학(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전문가 합의문 형태로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수천 명의 관절염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심각한 폐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국제 전문가팀은 류마티스 관절염 연관 간질성 폐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과 환자가 보이는 다양한 증상을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6명 중 1명은 어떤 형태로든 폐 이상이 나타나며, 10명 중 1명은 '류마티스 관절염 연관 간질성 폐질환(RA-ILD)'이 발생한다. 남성, 60세 이상,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폐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남성, 60세 이상의 고령, 흡연 경험을 꼽았으며, 평소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발병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분석했다.
초기 증상이 모호해 방치하기 쉽지만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지속적인 마른기침과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을 할 때 나타나는 호흡곤란, 그리고 전신 피로와 쇠약감이 있다.
드물게는 청진 시 폐에서 벨크로 테이프를 떼는 듯한 거친 소리가 들리는 벨크로 수포음이 나타나거나,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둥글고 두꺼워지는 곤봉지 현상, 쉰 목소리 등이 동반되기도 하므로 이러한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관절 치료에만 집중되던 진료 현장에서 고위험군 환자를 선별하고 폐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질환을 뒤늦게 발견하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결국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면역억제제와 폐 기능을 보존하는 항섬유화제 등의 약물 치료를 통해 염증을 조절하고 폐의 흉터 진행을 늦춰 호흡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조슈아 솔로몬 박사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관절에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니라 폐에도 침투해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친다"며 "의료진이 폐질환을 더 일찍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판단할 수 있도록 위험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폐 검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