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멀쩡해도 잘 넘어지면 "치매 초기"
노인의 경우 뇌에서 진행 중 일 수도
노인성 치매라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사람들은 기억을 깜빡깜빡 잊는 것뿐만
아니라 잘 넘어지며 몸의 균형도 못 잡고 비틀거리는 경우가 많다. 일단 기억력이
정상이라면 넘어지고 비틀거려도 알츠하이머병을 크게 우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노인의 잦은 낙상은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세로 여겨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주리주 워싱턴 대학교 수잔 스터크 박사팀은 지금까지는 넘어지고 비틀거리는
것이 치매 상태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판단했지만, 그와 달리
자주 넘어지는 것이 초기 치매 증상으로 볼 수 있는 뇌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터크 박사는 65세 이상으로 인지능력이 정상이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노인 119명을
대상으로 뇌의 사진을 촬영했다. 이들 중 18명은 알츠하이머라고 확신할 수 있는
뇌의 변화 즉, 독성물질인 아밀로이드 축적 수준의 수치가 높게 나타났으며, 나머지
101명은 정상 수준의 아밀로이드 수치를 보였다. 뇌의 변화가 포착된 18명은 건강하고
기억력도 정상이었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치매를 겪고 있는지 알아챌 수 없었지만
이미 뇌는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1년 이상 장기적으로 넘어지는 횟수에 대해 추적 조사한 결과
전체적으로 이들 중 3명에 1명꼴로 대개 매년 한 번씩은 넘어졌지만,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상태를 확신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축적 수치가 높았던 18명은 실험 첫 8개월
내에 3분의 2가 넘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스터크 박사는 “노인의 기억력이 정상이면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예전보다 자주 넘어진다면 병의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다”이라며 “노인들의
잦은 낙상은 건강상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알츠하이머병을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선 노인의 낙상 정도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파리에서 열린 ‘알츠하이머병학회 국제학술회의(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에서 발표됐으며 과학논문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1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