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소한 아몬드나 잣, 땅콩, 호두 등 견과류는 지방이 많고 열량이 높아 체중을 관리할 때 피해야 할 음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견과류는 적은 양으로도 상당한 열량을 낸다. 하지만 견과류에 든 지방의 상당 부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이 되는 불포화지방이다. 견과류의 지방이 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체중 관리 시 주의할 점을 알아본다.
고열량인 건 맞지만…혈관에는 ‘좋은 지방’
견과류는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이지만 지방의 상당 부분이 불포화지방이다. 아몬드는 단백질과 비타민E, 호두는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알파리놀렌산, 잣은 단백질과 마그네슘 등을 함유한다. 땅콩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이 들어 있다.
포화지방 대신 불포화지방을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이 된다. 반면 육류의 기름진 부위나 버터 등에 많은 포화지방은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지방을 무조건 적게 먹는 것보다 어떤 종류의 지방을 먹는지가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역시 고지혈증 등 이상지질혈증 예방을 위해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식품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을 포함한 양질의 지방을 적절히 섭취하도록 권고한다.
실제로 혈액 속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을 뜻하는 ‘혈중 지질’과 견과류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도 있다. 스페인 로비라 이 비르질리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견과류 섭취가 혈중 지질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여러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견과류를 섭취한 사람은 대조군보다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성지방도 소폭 감소해 전반적으로 혈중 지질 수치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체중·체지방 증가로 직결되지 않아…과자 대신 적당량 섭취
지방은 1g당 9kcal를 내기 때문에 지방 함량이 높은 견과류 역시 열량 부담이 큰 식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임상시험을 종합한 연구에서는 견과류 섭취가 체중이나 체지방 증가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캐나다 토론토대 스테파니 니시 연구팀이 발표한 ‘지방 많은 견과류, 체중 증가를 걱정해야 할까?’ 연구에서 무작위 대조시험을 분석한 결과, 견과류를 섭취한 그룹에서 유의한 체중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BMI와 체지방률, 허리둘레에서도 유의한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별도로 장기간 추적한 코호트 연구를 분석했을 때 견과류 섭취가 많은 사람이 과체중·비만 발생 위험이 오히려 낮은 경향을 보였다.
견과류가 열량이 높은데도 체중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여러 가능성을 제시했다. 먼저 견과류에 든 단백질과 식이섬유, 지방이 포만감을 높여 이후 음식 섭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견과류의 단단한 세포 구조 때문에 지방 일부가 체내에 완전히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견과류의 섭취량을 간과하면 안 된다. 평소 먹던 음식에 견과류를 추가해 먹으면 하루 총 섭취 열량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고 체중도 증가할 수 있다. 견과류를 먹는다면 기존에 먹던 과자나 달콤한 간식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전체 식사량을 고려해 적당량 먹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두고 먹었다간 ‘쩐내’…산패 막으려면 냉장 보관
견과류를 한 번 사두고 오래 먹는다면 보관에 신경 써야 한다. 지방이 많은 식품이 공기와 열 등에 오래 노출되면 지방이 산화하면서 고소한 맛과 향이 떨어진다. 이른바 ‘쩐내’가 나는 산패가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가 생기는 등 품질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견과류처럼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식품의 경우 습도 60% 이하, 온도 10~15℃ 이하이면서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보관하도록 안내한다. 따라서 장기간 보관해야 한다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하거나 냉동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많이 사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용량 제품을 샀다면 먹을 만큼씩 소분해 둔다. 꺼낼 때마다 공기와 습기에 반복해서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