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 진단을 받고도 5년간 치료를 받지 않은 30대 여성이 등에 심각한 감염이 생겨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고 피부 이식을 받은 사례가 보고됐다. 감염으로 죽은 조직을 제거한 뒤에는 갈비뼈와 어깨뼈, 척추뼈 일부가 드러날 만큼 큰 상처가 남았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MCM 병원 의료진은 이 여성의 치료 과정을 국제학술지 《외과증례보고저널(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에 ‘Multistage reconstruction following extensive necrotizing fasciitis of the posterior trunk in a resource-limited setting: a case report’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보고서는 등에 발생한 광범위한 괴사성 근막염을 치료하고, 여러 단계에 걸쳐 피부를 재건한 과정을 담았다.
두 달간 등 붓고 물집 생겨…입원 당시 혈당 448mg/dL
환자는 38세 여성으로, 5년 전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 약물 치료를 거부했고 이후에도 치료를 받지 않았다.
여성은 등이 붓기 시작한 증상을 시작으로, 두 달 동안 상태가 점차 악화됐다고 보고했다. 물집이 생기고 고름이 나왔으며, 피부색도 변했다. 입원하기 몇 주 사이에는 복통과 발열이 나타나고, 호흡이 빨라졌으며, 의식도 혼란스러워졌다.
병원을 찾았을 때 체온은 38.5℃, 호흡수는 분당 34회였다. 혈당은 448mg/dL로 크게 높아져 있었다. 일반적으로 8시간 이상 금식한 상태에서 측정한 정상 공복혈당은 100mg/dL 미만이다. 등과 허리에는 광범위한 조직 괴사와 물집, 고름이 관찰됐고, 영상검사에서는 피부 아래에 가스가 확인됐다. 의료진은 괴사성 근막염과 함께 패혈증,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진단했다.
괴사성 근막염은 세균 감염으로 피부 아래의 근막과 주변 연조직이 빠르게 괴사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근막은 근육 등을 둘러싸고 지지하는 결합조직의 막이다. 감염이 빠르게 퍼지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으로 전신에 걸친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장기 기능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조직 손상과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당뇨병에서 나타나는 급성 합병증이다. 인슐린이 부족해 몸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면 지방을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케톤이 과도하게 쌓여 혈액이 산성으로 변한다. 제1형 당뇨병에서 더 흔하지만 제2형 당뇨병에서도 발생하며, 감염 등으로 혈당 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이 계기가 될 수 있다.
괴사 조직 제거하자 40×30cm 상처…뼈 일부까지 드러나
의료진은 중환자실에서 정맥 항생제와 인슐린을 투여하고 수혈하며 상태를 안정시킨 뒤 응급 수술을 시행했다. 건강한 조직이 나올 때까지 감염돼 죽은 피부와 피하조직, 근육을 제거하는 변연절제술이었다.
수술 후 등에는 약 40×30cm 크기의 상처가 남았다. 갈비뼈 뒷부분과 어깨뼈 끝부분, 등과 허리의 척추뼈에서 뒤쪽으로 돌출된 부분인 극돌기가 노출됐다. 이후 의료진은 남아 있는 괴사 조직을 확인하고 추가로 제거하는 수술도 시행했다.
괴사성 근막염은 항생제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조직이 죽고 혈액 공급이 줄면 감염 부위에 항생제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괴사한 조직을 수술로 제거해야 하며, 감염이 계속되거나 추가 괴사 조직이 발견되면 수술을 여러 차례 받기도 한다.
허벅지 피부 두 차례 이식…혈당·영양 관리도 병행
의료진은 환자의 몸 상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넓은 상처를 한 번에 덮는 수술은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상처에 건강한 새 조직이 자라도록 준비한 뒤 단계적으로 피부를 이식하기로 했다.
노출된 갈비뼈의 단단한 바깥층에는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 미세한 출혈과 새 조직 형성을 유도했다. 돌출된 척추뼈 일부는 다듬고, 가능한 부위에는 주변 근육을 옮겨 뼈를 덮었다. 피부 이식이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혈액이 공급되는 조직을 마련한 것이다.
첫 조직 제거 수술로부터 한 달 뒤에는 왼쪽 허벅지에서 피부를 얇게 떼어 등 상처의 약 70%를 덮었다. 이식할 피부에는 그물 모양의 틈을 내 넓게 펼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3주 뒤 이식한 피부가 잘 자리 잡고 전신 상태도 좋아진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오른쪽 허벅지의 피부를 이용해 나머지 상처를 덮었다.
회복 과정에서는 상처 치료와 함께 혈당 조절과 충분한 영양 공급을 병행했다. 이식 부위가 눌리거나 쓸리지 않도록 좌우로 번갈아 옆으로 눕히고 보호 패드를 사용했다.
두 차례 이식한 피부는 모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으며, 피부를 떼어낸 허벅지에도 합병증이 보고되지 않았다. 염증 관련 검사 수치와 혈당이 안정되고 기능도 회복됐다.
당뇨병은 감염 위험 높여…상처 악화 신호 살펴야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세균과 싸우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돼 혈관까지 손상되면 상처 부위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상처가 더디게 아물고 감염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는 경우 평소 혈당을 꾸준히 관리하고,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붓고 고름이 나는 등 감염 징후가 나타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다만 당뇨병이 있다고 모두 이런 감염을 겪는 것은 아니다. 이번 보고서에도 감염을 일으킨 구체적인 세균이나 처음 감염이 시작된 경로는 제시되지 않았다.
국내서도 흔한 당뇨병…증상 없어도 꾸준한 관리 필요
국내에서도 당뇨병은 흔한 만성질환이다. 질병관리청이 2026년 9월 발표한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연령표준화 기준 남성 13.1%, 여성 7.6%였다.
당뇨병은 당장 불편한 증상이 없더라도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야 한다.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고, 의료진과 정한 목표에 맞춰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이 생기거나 몸이 아플 때는 혈당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구토와 복통, 빠른 호흡 등이 나타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 같은 응급상황일 수 있어 신속한 평가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당뇨병이 있으면 괴사성 근막염에 걸리나요?
A. 당뇨병은 괴사성 근막염의 위험 요인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감염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상처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Q2. 괴사성 근막염은 항생제만으로 치료할 수 있나요?
A. 괴사한 조직은 혈액 공급이 줄어 항생제가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다. 따라서 항생제 치료와 함께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며, 상태에 따라 여러 차례 수술하기도 한다.
Q3. 제2형 당뇨병에서도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생길 수 있나요?
A. 그렇다. 제1형 당뇨병에서 더 흔하지만 제2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인슐린 부족으로 케톤이 과도하게 쌓여 혈액이 산성으로 변하는 응급질환으로, 구토와 복통, 빠르고 깊은 호흡 등이 나타나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