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혈관이 조금씩 탄력을 잃는다. 혈관 벽이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지면 혈압이 오르기 쉽고, 동맥경화나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커진다. 중년 이후에는 이러한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평소 생활 습관과 식단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적정 체중 유지는 혈관의 노화를 막는 기본적인 관리법이다. 여기에 항산화 성분과 건강한 지방, 혈관 기능을 돕는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혈관 건강을 위해 식탁에 자주 올리면 좋은 식품을 알아본다.
라이코펜 가득한 ‘토마토’…나쁜 콜레스테롤 축적 줄여
토마토는 대표적인 혈관 건강식품이다. 토마토 100g당 라이코펜(리코펜) 2.5~4mg, 칼륨 237mg, 비타민C 14mg가량이 들어 있다. 특히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활성산소의 영향을 받아 혈관 벽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 준다.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축적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동맥경화가 진행될 수 있다. 라이코펜은 이런 과정을 억제해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막고 혈관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토마토는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올리브오일과 함께 살짝 익혀 먹으면 라이코펜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샐러드에 곁들이거나 토마토를 볶아 달걀과 함께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토마토케첩이나 시판 토마토소스는 나트륨과 당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질산염 풍부한 ‘비트’…혈관 이완·혈액순환 도움
선명한 붉은색을 띠는 비트에는 질산염이 풍부하고, 100g당 엽산 109㎍, 칼륨 325mg이 들어 있다. 비트의 질산염은 몸속에서 혈관을 넓히는 산화질소로 바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산화질소는 혈관을 이완시켜 혈류와 산소 전달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이 이완되면 혈액의 흐름이 더 원활해지고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도 효율적으로 전달된다. 이런 작용 덕분에 비트는 혈관 건강뿐 아니라 운동 능력 향상 면에서도 언급된다.
비트는 얇게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살짝 쪄 먹어도 좋고, 피클로 만들어 고기나 샌드위치에 곁들여도 좋다. 사과나 당근과 함께 주스로 갈아 마시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다만 비트는 비교적 옥살산 함량이 높다. 옥살산은 채소와 과일 등 식물성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성분인데,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하면 결석의 주성분인 수산칼슘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수산칼슘 신장결석을 앓았던 사람은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불포화지방산 풍부한 ‘호두’…중성지방·염증 관리에 탁월
견과류 중에서도 호두는 혈관 건강에 이로운 식품으로 꼽힌다. 호두 100g당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9g, 식이섬유가 6.7g 들어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염증 반응을 줄이고, 혈액 속 중성지방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부 가공식품에 많은 포화지방 대신 호두를 섭취하면 호둣속 불포화지방산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호두는 100g당 650㎉ 안팎으로 열량이 높아 덜어 두고 먹는 것이 좋다. 하루 섭취량은 한 줌 정도인 25~30g이 적당하다. 아침에 오트밀이나 그릭요거트에 넣어 먹거나 샐러드 토핑으로 활용하면 된다. 다만 호두는 식이섬유와 지방이 풍부해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복부 팽만, 설사 등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카테킨 풍부한 ‘녹차’…혈관 이완과 콜레스테롤 관리
녹차에는 카테킨을 비롯한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다. 카테킨은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이고 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내피세포가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다. 내피세포는 혈관이 필요에 따라 부드럽게 늘어나거나 수축하도록 조절하는데, 이 기능이 원활해야 혈액도 잘 흐를 수 있다. 실제로 녹차를 꾸준히 섭취하면 이 같은 혈관 이완 기능을 개선하고,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녹차는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고 하루 1~3잔 정도 차로 우려 마시면, 불필요한 당 섭취 없이 카테킨을 챙길 수 있다. 다만 녹차의 카페인이 숙면을 방해할 수 있어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늦은 오후나 저녁에는 피해야 한다.
또 녹차의 탄닌은 음식에 들어 있는 비헴철, 즉 식물성 철분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철분이 부족하거나 빈혈이 있는 사람은 식사와 함께 마시지 말고, 식사를 마신 뒤 최소 1시간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