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때만 되면 차례상 간소화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예전처럼 20가지가 넘는 상차림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전통 예법을 연구하는 한국국학진흥원도 차례상 간소화를 권장하고 있다. 전통 예법에도 없는 상차림을 위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요즘은 시아버지, 시어머니도 간소한 상차림을 강조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온 가족이 즐거워야 할 명절이 여성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전통 예법 살폈더니...전 없이 과일, 떡만 올리는 간소한 상차림
한국국학진흥원이 10일 전통 차례상 예법을 정리해 공개했다. 전을 부칠 필요 없이 과일, 떡만 올리는 간소한 상차림이 주요 내용이다. 유교식 가정의례서인 ‘주자가례’와 종가 고문서 등 옛 문헌을 분석한 결과, 우리 조상들은 술과 과일, 떡 등 최소한의 음식만 차례상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의 숫자, 음식 종류, 배열을 정해 둔 규정도 없었다. 현재의 푸짐한 상차림은 전통 예법에서 벗어난 일부 사람들의 관행이었다.
시아버지가 선언했다...“힘 좋은 남자들이 설거지”
오래 전에 은퇴한 시아버지는 시어머니와 가사를 분담한다. 청소, 설거지는 물론 요리도 나눠서 한다. 이런 습관이 명절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시아버지는 “힘 좋은 남자들이 설거지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30대 후반 남편도 거들 수밖에 없다. 언제부턴가 설과 추석 전후가 되면 여성들이 명절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전 부치기 등 음식 장만으로 인한 피로감이다. 시아버지가 이를 알고 아예 명절 상차림도 간소화, 남녀 ‘분담’을 결정한 것이다.
차례상은 조상과 가족들이 즐기는 음식으로...“조상님도 좋아하실 것”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차례상을 가족들이 평소 즐겨 먹는 음식 위주로 차리는 것도 좋다. 조상님이 생전에 좋아하셨던 음식을 올릴 수도 있다. 살아 계실 때 바나나를 좋아하셨다면 차례상에 올릴 수도 있다. 명절에는 가족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명절음식이 필요하다. 이 음식들을 차례상에 올리는 것이다. 관례대로 올리는 대추, 밤, 탕, 포 등의 의례용 제물은 생략하고 가족들이 즐겨 먹는 명절 음식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더 이상 ‘명절 스트레스’는 없다...가족 간의 진심 나눠야
차례상이나 명절음식을 따로 장만하지 않는 가정들도 늘고 있다.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는 가족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문헌에도 없는 전통식 의례보다는 가족들의 인화가 더 중요하다. 조상을 기리는 의식은 여행지에서도 차릴 수 한다. 옛 문헌에도 나오지 없는 차례상 차림은 시간 낭비, 음식 낭비일 뿐이다. 조상님들도 이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명절은 가족 간에 진심을 나누는 시간이 돼야 한다. 그리고 즐거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