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탈모에 비오틴 좋다고?”… 암 환자에는 위험, 왜?

탈모 막으려 먹은 비오틴, 암 환자에겐 치료 신호 가릴 수도

비오틴 보충제가 암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를 왜곡해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탈모는 많은 환자에게 가장 큰 정신적 부담 가운데 하나다. 이 때문에 머리카락 재성장을 돕는다고 알려진 비오틴(비타민 B7) 보충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비오틴 보충제가 실제로 암 환자의 탈모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거의 없으며, 오히려 혈액 검사 결과를 왜곡해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종합암센터의 종양피부과 전문의 브리타니 덜메이지 박사는 “비오틴 보충제는 무해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부 암 관련 혈액 검사에서 수치를 실제와 다르게 보이게 만들어 치료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비오틴 결핍 드물어…대개 자의로 복용 시작

비오틴은 비타민 B군에 속하는 수용성 영양소로, 체내에서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하는 보조효소 역할을 하며 모발과 피부, 손톱의 주요 구성 성분인 케라틴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과 채소, 육류, 달걀, 유제품 등 일상적인 식품에 널리 함유돼 있어 결핍은 매우 드문 편이다.

그럼에도 탈모를 경험하는 암 환자 상당수가 온라인 정보나 주변 권유를 통해 의료진과 상의 없이 비오틴 보충제를 복용하고 있다. 덜메이지 박사는 “탈모로 내원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스스로 비오틴 복용을 시작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국 임상종양학회 학술지(JCO Oncology Practice)’에 논문(Biotin Supplements for Hair and Nail Regrowth: A Caution for Oncologists)을 발표하고, 의료진이 환자에게 비오틴 복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유방암 검사에도 영향…재발 신호 가릴 수 있어

논문에 따르면 비오틴은 전립선암, 갑상선암, 난소암, 유방암 등에서 활용되는 일부 혈액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검사법은 비오틴을 포함하는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데, 보충제를 복용할 경우 검사 수치가 실제보다 높거나 낮게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립선 특이항원(PSA)이나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은 실제보다 낮게 측정돼 암의 재발 신호를 놓칠 위험이 있다. 반대로, 에스트로겐이나 테스토스테론 같은 생식 호르몬은 실제보다 높게 측정돼 치료가 지연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덜메이지 박사는 “비오틴이 몸속 호르몬 수치를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혈액 검사에서 그 수치를 측정하는 과정을 방해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검사 전 72시간 중단 권고…하지만 응급 상황엔 통제 불가

비오틴 복용을 계속하고 싶은 환자에게 그는 혈액 검사 72시간 전 중단을 권고했다. 다만 모든 검사가 사전에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한계다.

가령, 비오틴은 심근경색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인 트로포닌(troponin) 수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덜메이지 박사는 “심장마비는 예고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검사를 앞두고 비오틴을 미리 중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가능하다면 아예 복용하지 않는 쪽을 권한다”고 말했다.

탈모 관리엔 ‘미녹시딜’ 고려 권해

탈모 관리의 대안으로 덜메이지 박사는 비오틴 대신 미녹시딜 사용을 권했다. 미녹시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일반의약품으로, 로션이나 폼 형태의 국소 제제가 널리 사용된다. 임신부와 수유부를 제외하면 미녹시딜의 안전성과 효과는 비교적 검증돼 있다.

덜메이지 박사는 “자연스럽고 무해해 보이는 영양제라도 검사와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복용 중인 보충제에 대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비오틴을 먹으면 암 치료로 빠진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나나요?

A. 현재까지 비오틴 보충제가 암 환자의 탈모 회복을 촉진한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은 비오틴 결핍이 드물며, 추가 섭취가 모발 성장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도 제한적이다.

Q2. 비오틴이 암 검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요?

A. 비오틴은 일부 혈액 검사에서 사용되는 화학 반응을 방해해, 전립선암·갑상선암·유방암 등에서 검사 수치가 실제보다 낮거나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암 재발 신호를 놓치거나 치료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Q3. 암 치료 중 탈모가 걱정되면 어떻게 관리하는 게 안전한가요?

A. 전문가들은 비오틴 보충제 대신 미녹시딜과 같이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치료법을 우선 고려하고, 모든 보충제 복용 여부를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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