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우주비행사 건강 문제로”…국제우주정거장 25년 역사상 첫 조기 귀환, 어떻길래?

우주유영 하루 전 의료 문제 확인…임무 종료 두 달 앞두고 조기 복귀 결정, NASA “안전 최우선”

오른쪽 단체사진=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되기 전 Crew-11 승무원. 사진 왼쪽부터 로스코스모스 소속 우주비행사 올렉 플라토노프, NASA 우주비행사 마이크 핀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기미야 유이, NASA 소속 제나 카드먼. 사진=나사 홈페이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이던 우주비행사 한 명이 의료적 문제를 겪으면서, 인류 우주비행 역사상 처음으로 승무원이 예정된 임무 종료 시점보다 앞서 지구로 귀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 폭스뉴스, 영국 가디언, 데일리메일 등 국제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NASA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ISS 크루(Crew)-11 임무를 조기 종료하고 승무원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NASA 행정관 재러드 아이작먼은 “우주비행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향후 이틀 내 구체적인 귀환 일정과 방식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의료 문제로 예정돼 있던 우주 유영이 취소된 직후 내려졌다. NASA 측은 당시 “해당 승무원의 상태를 고려해 예방적 차원에서 결정을 내렸다”며 작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크루-11에는 NASA 소속 제나 카드먼, 마이크 핀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기미야 유이, 러시아 우주비행사 올렉 플라토노프 등 4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2025년 8월 1일 ISS에 도착해 약 6개월간의 임무를 수행 중이었으며, 당초 귀환 시점은 2026년 2월 말로 예정돼 있었다.

의료 문제를 겪은 우주비행사의 신원과 구체적인 진단명은 의료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NASA 최고 의료책임자 제임스 폴크 박사는 “해당 우주비행사는 현재 생명에 즉각적인 위협이 없는 안정적인 상태”라며, “동료 승무원들의 돌봄을 받으며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폴크 박사는 또 “이번 의료 문제는 예정돼 있던 우주유영이나 다른 정거장 내 임무와는 무관하다”며, “미세중력 환경이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발생한 의료적 이슈”라고만 설명했다. 귀환 전까지 추가적인 의료적 조치나 특별한 보호 절차는 필요하지 않으며, 상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NASA는 전했다.

NASA의 모든 ISS 임무에는 비상 상황을 대비한 귀환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각 임무마다 귀환용 우주선이 항상 대기 상태로 유지돼 왔다. 의료 사유로 ISS 승무원을 조기 귀환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작먼 행정관은 “비상 착륙을 포함한 다양한 귀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착륙 지점을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안을 '심각한 의료 상태'로 규정하면서도, 즉각적인 생명 위협이 없어 무리한 일정 단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ISS에는 현재도 미국과 러시아, 일본 우주비행사들이 함께 상주 중이다. 크루-11 조기 귀환 이후에도 미국의 우주 상주 인력은 유지된다. NASA 소속 크리스 윌리엄스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도착한 승무원들과 함께 ISS에 남아 정거장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ISS에서의 우주유영은 전에도 취소된 사례가 있었다. 2021년에 NASA 우주비행사 마크 반데 헤이가 신경 압박 증상을 겪으면서 우주유영이 취소됐고, 2024년에도 한 승무원이 ‘우주복 착용 불편’을 호소해 우주유영이 막판에 중단된 바 있다. 다만, 의료 사유로 임무 자체가 조기 종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세중력 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건강 문제 뭐가 있을까?

미세중력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다수의 우주 의학 연구를 통해 확인돼 왔다. NASA에 따르면 중력이 사라진 환경에서는 하체에 집중돼 있던 혈액과 체액이 상반신과 두부로 이동하면서 얼굴 부종, 코막힘,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체액 재분포는 두개강 내 압력 변화를 유발하며, 일부 우주비행사에서는 시신경 부종과 시력 저하가 동반되는 ‘우주비행 연관 신경안구 증후군(Spaceflight-Associated Neuro-ocular Syndrome, SANS)’으로 이어질 수 있다. NASA는 SANS가 장기 임무 우주비행사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주요 의학적 문제 중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근골격계 변화 역시 미세중력 환경에서 가장 일관되게 보고되는 문제다. NASA 인간우주비행 프로그램 자료에 따르면, 체중 부하가 거의 사라지는 우주 환경에서는 항중력 근육의 사용이 급격히 줄어들어 근위축이 빠르게 진행된다. 동시에 골흡수는 증가하고 골형성은 억제돼 우주비행사들은 한 달에 약 1~2% 수준의 골밀도 감소를 경험할 수 있다. 지상에서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골다공증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장기 임무 이후 골절 위험 증가와 직결된다.

심혈관계 변화도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재된 우주 생리 연구에 따르면,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초기에는 심장 부담이 줄어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근 위축과 혈관 조절 능력 저하가 발생한다. 그 결과, 지구 귀환 직후 기립성 저혈압, 어지럼증, 실신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실제로 일부 우주비행사는 귀환 직후 독립적인 보행이 어려운 상태를 경험한다.

신경계와 평형 감각 장애 역시 흔하다. 내이의 전정기관은 중력 정보를 바탕으로 균형을 유지하는데, 미세중력 상태에서는 이 시스템이 혼란을 겪어 우주 멀미, 방향 감각 상실, 시각-운동 협응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임무 초기 수일간 가장 두드러지지만, 일부에서는 장기 체류 이후에도 잔존 증상이 보고된다.

면역 기능 변화에 대해서도 다수의 근거가 축적돼 있다. NIH와 NASA 공동 연구를 보면 우주비행 중 면역세포의 기능이 저하되고 스트레스 호르몬과 방사선 노출의 영향으로 잠복 바이러스, 특히 헤르페스 바이러스 계열의 재활성화가 관찰된다. 실제로 우주비행사들의 혈액과 타액에서 바이러스 활성화 지표가 검출된 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다. 이는 감염 위험뿐 아니라 피부·점막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화기계와 대사 변화도 동반될 수 있다.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장 운동성이 저하되고 미각 변화와 식욕 감소가 발생할 수 있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 구성 역시 지상과 달라지는 양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체중 감소와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신건강 문제 역시 우주 의학에서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NASA는 제한된 공간, 낮과 밤의 경계가 불분명한 환경, 지구와의 물리적 고립이 수면 장애, 불안, 우울감, 인지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ISS에서는 인공적인 일주기 리듬 조절과 심리 상담 프로토콜이 표준 절차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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