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시간 동안 밝은 빛에 충분히 노출되는 것이 식탐을 줄이고 체중 증가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밝은 빛이 뇌의 특정 신경 회로를 자극해 먹는 행동을 억제한다는 점이 입증됐다.
중국 지난대 리원·황샤오단 교수 연구팀은 밝은 빛 노출이 쥐의 사료 섭취를 억제하고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는 실험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빛 노출이 수면이나 기분뿐만 아니라 대사 활동과 식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우울증이나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치료기법 중 하나인 빛 치료(Bright Light Therapy)’가 비만 환자의 체중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 보고들이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한 원리를 연구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군과 대조군 쥐들에게 매일 12시간씩 빛을 쪼여주되, 빛의 강도를 0에서 1000, 3000 또는 5000럭스(lux)까지 다양하게 조절했다. 5000럭스는 맑은 날 아침 창가에 들어오는 햇빛 정도의 밝기다. 실험 결과 강한 빛에 노출된 쥐일수록 사료 섭취량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체중 증가 폭도 낮았다.
연구팀은 또 뇌 신경세포의 활성도를 추적해 빛 신호가 식욕을 억제하는 구체적인 경로를 찾아냈다.
밝은 빛이 눈에 들어오면 망막 신경절 세포가 활성화되고, 이 신호가 뇌의 ‘복측 외측 슬상핵(vLGN)’을 거쳐 식욕을 관장하는 ‘외측 시상하부(LHA)’의 신경세포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빛이라는 시각적 자극이 뇌 속 ‘배고픔 스위치’를 꺼버리는 역할을 한 셈이다.
연구팀은 “환경적 빛 요소가 섭식 행동까지 조절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라며 “망막에서 시작해 시상을 거쳐 시상하부로 이어지는 신경 경로가 활성화되면 식욕이 억제되고 체중 증가가 완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비만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약물이나 수술적 요법 외에도 적절한 시간과 강도의 빛을 쬐는 것만으로도 비만을 예방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물론 이번 연구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인 만큼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실내 생활 증가로 자연광 노출이 줄어드는 환경과 비만 비율 급증을 감안하면 이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건강을 위해 낮에 햇볕을 충분히 쬐는 산책을 하면 어떨까. 충분한 빛을 쬔다면 정신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