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한 외과의사가 종양 제거 수술 과정에서 환자의 장기를 잘못 연결하는 중대한 의료 사고를 일으켜 의료인 등록부에서 제명되는 처분을 받았다. 환자는 수술 이후 수주 동안 배변을 하지 못한 채 극심한 통증과 구토 증세를 호소했으며, 재수술을 받지 못했다면 생명이 위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의료인 심판기구(Medical Practitioners Tribunal Service, MPTS)가 공개한 결정문에 따르면, 그레이터 맨체스터 소재 로열 올드햄 병원의 외과의 야세르 아들리 압델 라흐만 박사는 종양 제거를 위한 응급 장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 당시 라흐만 박사와 동료 의사는 종양을 제거한 뒤 소화기관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소장과 위를 연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잘못된 소장 부위를 위에 연결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장 내용물이 위로 되돌아가는 ‘고리’ 만들어져
전문가 증언에 따르면, 잘못 연결된 장기는 일종의 폐쇄 고리를 형성했다. 이 때문에 장 내용물이 정상적인 경로로 이동하지 못하고 위로 되돌아가는 비정상적인 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수술 이후 환자는 점차 심해지는 복통과 반복적인 구토 증상을 호소했다. 수주 동안 배변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라흐만 박사는 환자와 가족에게 “장 기능이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의 문제 제기로 재수술...다행히 목숨 건져
상황이 바뀐 것은 수술이 끝난 지 약 한 달이 지난 뒤였다. 환자 가족의 요청으로 같은 병원의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앤서니 레이트 박사가 환자를 다시 진료하기 시작했다.
레이트 박사는 즉시 재수술을 시행했다. 그는 가능한 장 조직을 보존하는 한편, 대변이 몸 밖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복부에 장루를 만들었다. 장루는 장 일부를 복벽과 연결해 인공적인 배출 통로를 만드는 수술 방법이다.
심판 과정에서 전문가 증인으로 출석한 한 외과 전문의는 “재수술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환자는 사망했을 것”이라며 “해당 수술은 통상적인 의료 기준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평가했다.
“마녀사냥” 주장했지만 등록부에서 제명 처분
라흐만 박사는 심판 과정에서 자신이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이 자신을 겨냥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판위원회는 그가 환자에게 미친 영향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고, 후회나 공감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사과하려는 노력 역시 없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위원회는 그의 이름을 영국 의료인 등록부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했으며, 항소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진료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즉각적인 업무 정지 명령을 함께 내렸다.
소화기관 잘못 연결하면 위험한 이유
위와 소장, 대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영양분을 흡수한 뒤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 같은 소화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례처럼 장 내용물이 정상적인 경로로 이동하지 못하고 위로 되돌아가거나 특정 구간에 갇히게 되면 배변과 가스 배출이 어려워지고, 심한 복통과 복부 팽만, 반복적인 구토, 탈수, 영양 결핍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 내용물이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면 장 안의 압력이 높아지고 혈액순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상태가 악화되면 장 조직이 괴사하거나 장에 구멍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복막염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