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나노플라스틱이 뇌 손상과 신경 염증 등 파킨슨병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5㎛(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미만인 플라스틱 입자를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하는데, 나노플라스틱은 이보다도 작은 입자다. 통상 몇십nm(나노미터, 1000분의 1마이크로미터) 크기로 현미경으로도 관찰이 어렵고, 실수로 흡입했을 때는 세포막을 통과해 세포 내부나 DNA까지 도달할 위험이 있다.
이와 관련,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김진수 박사팀)은 나노플라스틱이 뇌 안에 쌓여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실험용 쥐 모델에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미세플라스틱과의 직접 비교를 통해 나노플라스틱이 얼마나 더 유해한지를 검증했다.
연구팀은 합성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틸렌’을 미세플라스틱(직경0.25㎛)과 나노플라스틱(직경 20nm) 형태로 나눠 실험쥐의 기도에 투여했다. 이후 방사성동위원소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뇌 속에 쌓인 플라스틱의 위치와 양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파킨슨병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2~3배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파민 신호를 내보내는 ‘흑질’과 도파민 신호를 받아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선조체’에 집중적으로 플라스틱 입자가 쌓였다.
흑질과 선조체가 제대로 도파민 신호를 전달하지 못하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근력이 약해지면서 운동 능력이 저하되는데, 이것은 현재까지 알려진 파킨슨병의 가장 유력한 발병 원리와 유사하다.
연구팀은 이어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을 각각 하루 20마이크로그램씩 16주간 실험 쥐에게 흡입시키며 운동량의 변화와 염증 발생 정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쥐는 미세플라스틱 노출군에 비해 악력이 1.6배 감소했고, 트레드밀(러닝머신) 검사에서는 피로 도달 시간이 1.4배 빨라지는 등 파킨슨병과 비슷한 수준의 운동 장애를 보였다.
또한 나노플라스틱 노출군은 탐색 행동이 줄어드는 한편 불안 증상이 2배, 우울증 경향이 1.5배 증가했다. 뇌 조직을 분석했을 때는 나노플라스틱이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을 1.4배, 파킨슨병의 핵심 단백질인 ‘인산화 알파시누클레인’의 축적을 1.9배 높였다. 뇌 염증은 최대 3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김진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뇌 침투력이 높고 파킨슨병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면서도 “현재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엄격한 기준이 있지만 미세·나노플라스틱은 관리 체계가 없는 실정인데, 향후 다양한 후속 연구로 기준 마련을 위한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관고유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연구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에 지난 13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