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5000보 이상 걷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걷기 수준의 일상적 활동이 뇌 속 병리 변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초기 단계에서 개입 효과가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신체활동이 적은 사람일수록 뇌 속 타우 단백질이 더 빠르게 축적되는 반면, 매일 수천 보씩 꾸준히 걷는 사람은 인지 저하 속도가 뚜렷하게 늦춰졌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50~90세 성인 2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모든 참가자는 연구 시작 당시 인지기능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으며, 뇌 영상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았다. 또한 걸음 수 측정을 위해 손목형 기기를 착용했고, 하루 걸음 수에 따라 △3000보 이하 △3001~5000보 △5001~7500보 △7501보 이상 등 네 그룹으로 나뉘었다.
평균 9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3000보 이하 그룹은 뇌 속 타우 단백질 축적이 빠르게 진행됐고, 인지 기능과 일상생활 기능도 더 빠르게 감소했다. 반면 3001~5000보 그룹은 인지 저하 속도가 약 3년 늦춰졌다.
가장 큰 차이는 하루 5001~7500보 그룹에서 관찰됐다. 이들은 인지 저하 시점이 평균 7년 지연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가 주로 “타우 단백질 축적 속도가 느려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타우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서로 엉켜 플라크를 만들고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과정이 핵심 병리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초기 병리 변화가 진행되는 단계에서 생활습관 요인이 질환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공동저자인 미국 하버드대 재스미르 차트왈 박사(신경학)는 “생활습관 요인이 알츠하이머병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며 “가능한 한 일찍 운동을 시작할수록 인지 증상 발현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자인 레이사 스펄링 교수 역시 “전임상 단계에서도 뇌가 타우에 덜 취약한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예방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라는 점에서 “걷기 자체가 인지 저하를 직접적으로 막는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신체활동이 부족한 사람에서 병리 진행이 뚜렷하게 빠르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으며, 특히 격렬한 운동이 아니어도 효과가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는 있어 운동뿐 아니라 생활습관 전반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균형 잡힌 식사, 금연, 절주, 혈압 및 혈당 관리, 충분한 수면 등 기본적인 건강 관리가 함께 이뤄질 때 뇌 건강 보호에 도움이 된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Physical activity as a modifiable risk factor in preclinical Alzheimer’s diseas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 1. 하루 5000보가 반드시 기준인가요? 더 많이 걸으면 효과가 커지나요?
연구에서는 하루 3001~5000보만 걸어도 인지 저하 속도가 평균 3년 늦춰졌습니다.
가장 큰 효과는 5001~7500보 그룹에서 나타났으며, 인지 저하 시점이 약 7년 지연됐습니다. 즉, ‘5000보가 정답’이라기보다 일상에서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격렬한 운동이 아니어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입니다.
Q 2. 이미 경미한 인지 저하가 있는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까요?
이번 연구는 인지 저하가 없는 전임상 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질환이 아주 초기 단계에서도 생활습관 변화가 타우 축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완전히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초기 단계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유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Q 3. 걷기만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나요?
걷기는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치매를 100% 막을 수 있는 단일 요법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식단 △금연·절주 △혈압·혈당 관리 △충분한 수면 △사회적 교류 유지 등을 함께 실천할 때 위험을 더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