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러닝 열풍은 ‘후끈’… 다치지 않고 달리려면
운동 전후 충분히 몸 풀어야...러닝화 선택도 신중히
달리기는 별도의 장비가 필요 없이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심폐 기능 강화와 체중 관리에 효과적이며, 심혈관 질환 등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겨울철에 적당한 강도로 달리면 차가운 공기가 심폐 기능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고, 운동 중 몸이 과열되는 것을 막아 더 오래 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러닝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00만명 가량으로 추산될 정도다. 러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다만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철에는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되기 쉬워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무릎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겨울철 러닝족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슬개골 무릎연화증이다.
슬개골은 무릎 앞쪽에 위치한 동그란 모양의 뼈로,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위가 손상되며 무릎 관절 내 연골 조직이 약해지거나 손상되는 것이 슬개골 무릎연화증이다. 무릎 앞부분에 통증이 생기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장경인대 증후군도 흔한 부상이다. 장경인대는 엉덩이부터 무릎까지 하체 바깥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인대다. 고관절이나 무릎 관절을 안정적으로 지지한다. 운동 강도를 급격하게 높이면 장경인대와 무릎 바깥뼈의 마찰이 많아지면서 염증이나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경사면을 달릴 때 무릎 바깥쪽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막이 반복적으로 손상되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무리한 달리기나 잘못된 신발 선택으로 발생한다. 심해지면 체외충격파를 통해 손상된 족저근막을 재생해야 할 수도 있다.
김학준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달리기를 할 때 무리한 운동으로 조급하게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점진적으로 운동강도를 높여 천천히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겨울철에는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 5~10분 동안 체온을 올리고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워밍업을 먼저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운동이 끝난 후 5분 정도는 걷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체온 변화에 대비해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고, 얇고 가벼운 옷을 여러 겹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러닝화 선택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 발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쿠션이 있는 운동화가 이상적이며, 500~800km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교수는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탄성이 강한 카본화 운동화를 피하고, 발뒤꿈치 통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발 아치를 지지하고 적당한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