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8일 (토)

“단백질의 변신은 유죄”…나쁜 단백질로 변해, 쌓이는 걸 막으려면?

정상 상태의 유익한 단백질 성분, 노화·유전 변이로 구조 깨지면 독성 찌꺼기로 돌변…美 연구팀, 방어막 형성하는 ‘소를라(SORLA) 단백질’ 메커니즘 규명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젊은 남녀가 운동 후 단백질 음료를 마시고 있다. 착한 단백질이 구조 변형으로 독성 단백질로 변해 치매 등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는 과정을 억제하는 보호 단백질(SORLA 단백질)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인체에 좋은 역할을 하던 단백질이 노화나 유전자 변이 등으로 구조가 바뀌면 나쁜 단백질로 돌변해 치매, 심장 아밀로이드증 등 각종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착한 단백질이 구조 변형으로 독성 단백질로 변해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는 과정을 억제하는 보호 단백질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포드 번햄 프리비스 연구팀은 정상적인 단백질이 몸에 해로운 엉킴을 형성하는 과정을 강력히 억제하는 특정 단백질(SORLA 단백질)의 보호 기능을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정 단백질인 소를라(SORLA, A형 반복 서열을 가진 소르틸린 관련 수용체) 단백질은 뇌 신경세포 등에서 발현되는 ‘세포 내 분류 수용체(Sorting receptor)’다.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PP)과 상호작용해 알츠하이머병 원인인 독성 아밀로이드 베타(β)의 생성을 억제하는 보호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으로 이 특정 단백질을 과다 생성하는 생쥐와 타우 엉킴, 뇌 위축,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이는 생쥐를 교배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단백질이 과다하게 존재할 때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 현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변형된 타우 단백질이 다른 타우를 끌어당겨 덩어리를 만드는 ‘씨앗’ 역할을 하지 못하게 방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뇌가 위축되고 타우 단백질이 쌓이는 현상이 크게 줄고 신경세포 간의 연결 고리인 시냅스의 가소성도 정상적으로 유지됐다. 시냅스 가소성은 활동이나 학습에 따라 신경세포 간의 연결 고리인 시냅스의 결합 효율과 구조가 유연하게 변하는 성질이다. 이에 반해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능력을 없앤 생쥐에서는 타우 엉킴에 따른 해로운 영향이 훨씬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특정 단백질이 뉴런 간 시냅스에서 문제가 되는 단백질 생성을 막고, 신경세포를 지지하고 보호하는 뇌 세포인 글리아 세포의 질병 관련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 특정 단백질이 결핍됐을 때 플렉신-B 수용체 계열 중 하나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기존 약물을 재창출해 치매 치료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 결과(SORLA upregulation suppresses pathological effects in aged tauopathy mouse brain)는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협회 포털 ‘유레카 얼럿’이 소개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좋은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구조가 확 바뀌면 나쁜 역할을 하는 독성 단백질로 변하는 것으로 타우 단백질, 트랜스티레틴 단백질을 꼽을 수 있다. 정상 상태에서 타우 단백질은 뇌 신경세포(뉴런) 안에서 영양분과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인 미세소관(Microtubule)을 단단하게 지탱하고 안정화하는 뼈대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인산화 등 구조적 변형이 일어나면 미세소관에서 떨어져 나와 자기들끼리 끈적하게 뭉치면서 실타래 같은 ‘신경섬유매듭’을 형성한다. 이 매듭이 신경세포를 안에서부터 서서히 파괴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일으킨다.

또한 정상 상태에서 트랜스티레틴 단백질은 간에서 주로 합성돼 혈액 속에서 비타민 A(레티놀)와 갑상선 호르몬(티록신)을 각 인체 조직으로 안전하게 운반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보통 4개의 분자가 결합한 안정적인 구조(사량체)를 이루지만, 노화나 유전 변이로 이 구조가 깨지면 낱개(단량체)로 쪼개진다. 쪼개진 단백질이 불완전하게 다시 엉겨 붙으면서 분해되지 않는 끈적한 찌꺼기인 ‘아밀로이드 섬유’를 만들고, 이 독성 물질이 심장이나 신경 등에 쌓여 장기를 망가뜨리는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을 일으킨다.

[자주 묻는 질문]

Q1. 원래 몸에 좋은 단백질이 왜 갑자기 독성 괴물로 변하나요?

A1. 단백질은 고유의 입체적인 구조가 정확하게 유지될 때만 제 역할을 합니다. 나이가 들거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이 정상적인 구조가 깨지거나 비틀어집니다. 구조가 변형된 단백질은 분해되지 않고 자기들끼리 끈적하게 엉겨 붙으면서 장기와 신경을 파괴하는 독성 물질(아밀로이드 섬유, 신경섬유매듭 등)로 돌변합니다. 단백질의 변형이 곧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Q2. 이번에 발견된 특정 단백질(SORLA 단백질)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나요?

A2. 이 특정 단백질은 착한 단백질이 나쁜 독성 물질로 변하는 과정을 최전방에서 막아주는 방어막이자 구원투수입니다. 뇌 속의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되는 것을 억제하고, 이미 변형된 타우가 다른 타우까지 끌어당겨 거대한 독성 덩어리를 만들지 못하게 씨앗 단계에서부터 차단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단백질이 많을 때 뇌 위축이 줄어들고 신경세포 간의 연결 고리도 건강하게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Q3. 이 연구 결과가 치매 치료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나요?

A3. 특정 단백질이 부족해질 때 뇌 세포에서 특정 수용체(플렉신-B)의 발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 이번에 새로 밝혀졌습니다. 다행히 이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약물은 이미 개발돼 있습니다. 따라서 돈을 엄청나게 많이 들여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이 기존 약물을 치매 치료용으로 바꾸는 ‘약물 재창출’ 방식을 활용하면 훨씬 더 빠르고 안전하게 새로운 치매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