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8일 (토)

“얼굴에 흙 묻어 렌즈 끼고 세수했다가”…기생충 감염돼 각막에 구멍, 무슨 일?

아칸트아메바 각막염으로 각막 천공 발생…여름철 물놀이 시 렌즈 착용 주의해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얼굴과 손에 흙이 묻어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세수를 했다가 기생충에 감염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단=SNS

얼굴과 손에 흙이 묻어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세수를 했다가 기생충에 감염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등 보도에 따르면 랭커셔주 월리에 사는 엠마 마스든(47)은 말 마구간을 청소하던 중 진흙과 물이 담긴 손수레에 넘어져 온몸이 흙과 물로 뒤덮였다. 이후 손과 얼굴을 씻었지만, 당시 착용 중이던 콘택트렌즈를 바로 제거하지 않고 그날 저녁에야 뺐다.

4일 뒤 엠마는 눈이 따갑고 심한 통증이 시작됐으며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을 느꼈다. 병원을 찾은 뒤 검사 결과 아칸트아메바 각막염(acanthamoeba keratitis)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물에 노출되면서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함께 진단된 푸사리움 각막염은 흙과 진흙에 노출된 과정과 관련된 것으로 설명됐다.

감염은 빠르게 진행돼 각막에 구멍이 생기는 각막 천공(corneal perforation)도 발생했다. 그는 회복을 위해 오른쪽 눈꺼풀을 봉합하는 치료를 받았고, 앞으로 각막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엠마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세수하거나 물에 들어가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몰랐다”며 “문제는 렌즈 자체가 아니라 올바른 관리 방법을 알지 못했던 착용자인 나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콘택트렌즈 사용자들에게 물에 노출될 때 렌즈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렌즈 착용 상태에서 물 접촉, 미생물 각막에 머물면서 감염

아칸트아메바 각막염은 아칸트아메바(Acanthamoeba)라는 원생동물이 각막에 침투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아칸트아메바는 흙과 호수, 강, 바닷물뿐 아니라 수돗물, 수영장 물 등 일상 환경에서도 발견되는 미생물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눈의 각막에 들어가면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아칸트아메바 각막염은 대부분 콘택트렌즈 착용자에서 발생한다. CDC 발표에 따르면 보고된 환자의 약 85%가 콘택트렌즈 사용자였으며,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수돗물에 노출되거나 렌즈를 잘못 관리하는 행동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샤워, 수영, 세수할 때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물속 미생물이 렌즈와 각막 사이에 머물면서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안과학회(AAO)에 따르면 초기 증상은 눈의 충혈, 통증, 눈부심, 눈물 증가, 이물감, 시야 흐림 등으로 나타난다. 증상이 일반적인 각막염과 비슷해 초기에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사례도 있다. 감염이 진행되면 각막 궤양, 각막 혼탁,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환자는 각막 손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함

함께 진단 받은 푸사리움 각막염(Fusarium keratitis)은 푸사리움(Fusarium)이라는 곰팡이가 각막에 침투해 발생하는 곰팡이성 각막 감염이다. 푸사리움은 토양, 식물, 유기물 등에 흔히 존재하며, 눈에 상처가 생긴 뒤 흙이나 오염된 물질이 들어가면서 감염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눈 통증, 충혈, 눈부심, 눈물 증가, 시야 흐림 등이며, 감염이 진행하면 각막 궤양이나 각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국내서도 감염 사례, 특히 여름철 물놀이 시 콘택트렌즈 사용자 주의해야

국내에서도 콘택트렌즈 사용과 관련한 아칸트아메바 각막염 사례가 대한안과학회지에 보고됐으며, 렌즈 관리가 충분하지 않았거나 착용 과정에서 감염 위험 요인에 노출된 사례들이 확인됐다.

아칸트아메바는 국내 토양, 담수 등 자연환경에 존재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자료에 따르면 아칸트아메바는 수돗물, 수영장, 자연수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될 수 있으며, 눈을 통해 감염되면 각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 초기에는 눈 통증, 충혈, 이물감, 눈부심, 시야 흐림 등 일반적인 각막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여름철 계곡, 바다, 수영장 등 물놀이를 할 때는 콘택트렌즈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물속에는 눈에 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며,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렌즈와 각막 사이에 미생물이 머물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놀이 후 눈이 충혈되거나 통증이 지속되고, 빛을 보기 힘들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결막염으로 넘기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칸트아메바 각막염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가능성이 높지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각막 손상이 커지고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물놀이 전 콘택트렌즈를 빼고, 렌즈를 세척할 때 수돗물이 아닌 전용 관리 용액을 사용해야 한다. 렌즈 케이스도 청결하게 관리하고 정해진 교체 주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 휴가철 물놀이 계획이 있다면 ‘렌즈를 낀 채 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기본 수칙을 기억해야 한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