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년기 여성은 골절 위험이 크게 올라간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서 골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뼈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활동은 억제하고,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분화는 촉진한다. 뼈의 강도를 유지하는 칼슘이 몸에 더 잘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문제는 여성의 폐경 이후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에스트로겐 분비가 크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 영향으로 뼈 조직에 들어있는 칼슘 등 미네랄의 양(골밀도)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 특히 폐경 직후 3~5년은 골밀도가 가장 빠르게 줄어드는 시기다.
다자녀 출산했다면…골절 위험 36% ↑
최근에는 3번 이상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은 폐경 후 골절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경 후 여성 1420명을 정밀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이 임신 이력과 골절 경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3회 이상 임신한 여성은 임신 비경험자에 비해 폐경 이후 골절을 경험할 확률이 약 36% 높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여성은 임신 후 수유 기간에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여러 차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 생애 전반에 걸쳐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누적 기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다자녀 출산, 이점도 있다…골건강 때문에 피할 필요는 없어
연구팀은 다자녀 출산이 여성 건강에 단순히 부정적 영향만 미친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출산 경험이 많을수록 다양한 질병 위험이 오히려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일관되게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선 연구에서는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들에게서 유방암(호르몬수용체 양성 암종)과 난소암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보고됐다. 결국 다자녀 출산은 위험과 이득이 공존하는 일종의 ‘복합적 건강 요인’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영양소 보충 등 골밀도 유지를 위한 예방책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D 섭취는 태아의 뼈를 형성하고 산모의 골밀도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미 여러 차례 임신을 경험한 여성에게는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연구를 주도한 성경헌 전공의(서울성모병원 내과)는 “임신이나 출산 횟수, 호르몬 노출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골절 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며 “임신 중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하고, 규칙적인 골밀도 검진 등의 조치로 예방이나 관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골대사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최근 발표됐으며, 성 전공의는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해당 학술대회 우수구연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