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들면서 기운이 없고 움직임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치료 가능한 영양소 부족 때문일 수 있다. 최근 비타민B12 결핍으로 빈혈과 신체 기능 저하가 나타난 고령 환자의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86세 아프리카계 여성의 증례가 발표됐다. 이 여성은 최근까지 식사·목욕·옷 입기·이동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활동을 혼자 수행할 정도로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했다.
하지만 환자는 내원 약 3개월 전부터 상태가 달라졌다. 점차 심한 피로감과 무력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걷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양손과 양발에는 감각 이상(저림이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났으며,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됐다. 결국 이전에는 혼자 가능했던 기본적인 일상생활 수행에도 제한이 생겨 의료진의 평가를 받게 됐다.
검사 결과, 환자에게서는 비타민B12 부족으로 발생한 중증 빈혈이 확인됐다. 혈액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자 정상보다 크고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적혈구가 보였고,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호중구도 핵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는 등 비타민B12 결핍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비타민B12는 적혈구 생성과 신경 기능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다. 부족하면 빈혈로 인해 피로와 무기력이 나타날 뿐 아니라, 신경 손상으로 손발 저림, 균형 장애, 보행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고령자의 기능 저하가 단순한 노화 때문이라고 판단하기 전, 치료 가능한 원인인 비타민B12 결핍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층은 비타민 B12 부족에 취약하다. 나이가 들면서 위산 분비가 감소하면 음식 속 비타민B12 흡수가 떨어질 수 있다. 자가면역성 위염에 걸리면 위벽 세포가 파괴돼 비타민 B12를 흡수하지 못한다. 식사량 감소나 편식도 원인이 된다. 일부 위장약 등 특정 약물을 오래 복용하는 경우에도 결핍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비타민B12는 소고기, 생선, 달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에 풍부하다. 결핍이 확인되면 보충제를 복용하거나 주사 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