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 통증이나 숨참 같은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는데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면 안심해도 될까.
여성은 심장에 혈액을 보내는 관상동맥(심장 혈관)에 쌓인 플라크(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 물질 등이 쌓여 생긴 지방 덩어리)가 많지 않아도 심각한 심장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적은 양의 플라크가 쌓인 단계에서도 위험 신호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차이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여성에서 더 이른 위험 신호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안정적인 흉통이 있지만 심장병 진단을 받은 적은 없는 성인 약 4200명을 대상으로 심장 CT 검사(심장 혈관 상태를 CT로 확인하는 검사)를 시행한 뒤 약 2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플라크가 존재하는 비율 자체는 낮았지만, 심장마비나 심장 관련 입원 같은 주요 심장 문제 위험은 더 적은 플라크 단계에서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서큘레이션: 심혈관영상(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 2026년 2월 23일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의 중요한 이유로 혈관 구조의 차이를 지목했다. 여성의 관상동맥은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더 가늘기 때문에 같은 양의 플라크가 쌓이더라도 혈관이 좁아지는 정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작은 지방 덩어리라도 혈액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다.
혈관 직경 차이로 부담 증가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대목은 플라크의 절대적인 양뿐 아니라 혈관 크기를 고려한 부담 정도를 함께 평가했다는 점이다. 여성은 플라크 양이 많지 않아도 혈관이 상대적으로 가늘어 혈류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으며, 실제로 남성보다 더 이른 단계에서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남녀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여성의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상 검사 결과 이후 추가 평가 필요
여성은 플라크가 적거나 검사 결과가 정상 범위에 가깝더라도 심장 위험이 낮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흉통이 아닌 피로감, 숨참,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스트레스나 위장 문제로 넘기지 말고 심장 질환 가능성에 대해 전문의 상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위험 인식의 차이는 임상 현장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심장 질환을 평가하는 기준을 성별에 맞게 더 세밀하게 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지 않았는데도 기능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여성에서 더 흔하다는 점도 위험 인식이 늦어질 수 있는 이유로 지목된다.
다만 이번 결과는 특정 임상시험 자료를 다시 분석한 연구로 직접적인 원인을 규명한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흉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증상이 없는 일반 인구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진도 개인별 위험 평가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심장 질환이 남녀에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Q&A
[검사에 안 잡히는 위험]
Q1.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면 심장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나요?
A1.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심장 혈관에 쌓인 지방이 많지 않거나 검사 결과가 정상 범위에 가깝더라도 위험이 낮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증상이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추가 평가가 필요할 수 있어요.
[여성에게 흔한 ‘숨은 증상’]
Q2. 여성 심장 증상은 왜 알아차리기 어려운가요?
A2. 여성은 전형적인 가슴 통증 대신 피로감, 숨참, 소화불량, 어깨 통증 등 애매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증상은 스트레스나 위장 문제로 오해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질 수 있어요.
[정상 검사 후에도 병원 가야 하는 경우]
Q3. 어떤 경우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하나요?
A3.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숨이 차거나 평소보다 쉽게 피로해지는 경우에는 심장 질환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 있다면 심장 CT 검사 고려]
Q4. 심장 CT 검사는 누구에게 필요한가요?
A4. 지속적인 흉통이나 숨참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사 필요 여부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