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결심으로 피트니스 센터를 끊고 열심히 운동해도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우리 몸이 에너지를 '아껴 쓰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허먼 폰처 교수 연구팀은 성인 450명의 데이터를 포함한 14개 대규모 연구를 분석한 결과, 운동으로 소모한 칼로리의 상당 부분을 우리 몸이 다른 활동에서 절약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른바 ‘에너지 보상(Energy Compensation)’ 작용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그동안 우리는 ‘기초대사량 + 운동 소모량 = 하루 총 에너지 소모량’이라는 단순한 덧셈 공식을 믿어왔다. 하루 2000kcal를 쓰는 사람이 운동으로 400kcal를 더 태우면 총 2400kcal가 소모돼 살이 빠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연구팀이 제시한 ‘제한 모델(constrained model)’에 따르면, 인간의 신체가 하루에 쓸 수 있는 총 에너지양에는 일정한 제한이 있다. 운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면 우리 몸은 이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생존을 위해 에너지 효율 관리에 돌입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일정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은 면역 활동, 세포 복구, 소화 등 다른 내부 활동에 쓰일 에너지를 강제로 줄인다. 이 ‘에너지 보상’ 비율은 평균 28%에 달했다. 운동으로 힘들게 100kcal를 태워도, 몸이 다른 곳에서 28kcal를 아껴 써 실제로는 72kcal만 추가로 소모하는 셈이다.
특히 이 같은 보상 작용은 먹는 칼로리를 제한하고 운동을 할 때 더욱 극대화됐다. 우리 몸이 섭취량 감소와 소비량 증가라는 이중고를 생존 위기로 인식해 ‘에너지 절약 모드’를 강력하게 가동하기 때문이다.
실제 동물 실험에서는 보상 작용이 최대 10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운동으로 100kcal를 소모하더라도 신체가 기초대사 등 다른 영역에서 동등한 에너지를 아껴 결과적으로 추가 열량 소모를 ‘제로(0)’로 만든다는 의미다. 이는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계속 하더라도 체중 감량이 더뎌지는 ‘정체기’가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해준다.
다만 모든 운동이 같은 보상 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었다.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에너지 보상 작용이 강하게 나타난 반면, 저항 운동(근력 운동)은 그 정도가 덜했다.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한다면 근력 운동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이 연구가 운동이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의 체중 감량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운동은 그 자체로 심혈관 건강, 인슐린 민감도 개선, 내장 지방 감소, 정신 건강 증진 등 수많은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 이는 체중 변화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효과다.
다만, 이 연구는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왜 그토록 힘든지, 다이어트에 식단 조절이 왜 결정적인지를 보여준다.
연구팀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신체 활동량이 증가하면 다른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반응하는데, 이는 에너지 소비에 제약이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