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살 빼는 주사, 후폭풍 심하다고?”… 다시 살찌는 속도 봤더니

다이어트 주사 중단 후 빠르게 재증가하는 체중, 생리학적 반응…생활습관 교정 병행해야

체중감량 주사를 중단할 경우, 식이 조절이나 운동을 통해 살을 뺐을 때보다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속도가 최대 4배 빠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운자로나 위고비와 같은 체중감량 주사를 중단할 경우, 식이 조절이나 운동을 통해 살을 뺐을 때보다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속도가 최고 4배 빠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 사용 기간에는 큰 폭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만, 치료를 멈추면 짧은 기간 안에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주사 중단 후 매달 0.8kg 증가…1년 반이면 원래 체중

연구진은 체중감량 약물 치료와 기존의 식이 조절 및 운동 요법을 비교한 37개 연구(총 9000명 이상)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신약을 평가한 연구는 8개였으며, 약물 중단 후 추적 관찰 기간은 최장 1년이었다. 따라서 체중이 이후 얼마나 더 회복될지는 장기 추적이 부족한 상태에서 산출한 추정치라는 한계가 있다.

분석 결과, 체중감량 주사를 사용한 과체중·비만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체중의 약 20%를 감량했다. 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매달 평균 0.8kg씩 체중이 다시 늘어, 약 1년 반이면 치료 전 체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식이 조절이나 운동으로 체중을 줄인 사람들은 감량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중단 이후 체중 증가 속도는 월 0.1kg 내외로 훨씬 완만했다.

연구 저자인 영국 옥스퍼드대 수잔 젭 박사는 “체중감량 주사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치료 종료 후 체중이 빠르게 다시 증가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결과가 실제 생활이 아닌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며,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위치 켜진 듯 극심한 허기”…GLP-1 작용 기전 영향

주사 사용을 중단한 일부 경험자들은 “갑자기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즉각적인 배고픔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한 여성은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못 먹었으니 다 먹어도 된다’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영국 서리대 영양학 전문가 애덤 콜린스 박사는 이러한 현상이 약물의 작용 기전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 GLP-1의 작용을 모방하는데, 장기간 정상보다 높은 수준의 GLP-1이 인위적으로 공급될 경우 자연적인 GLP-1 분비가 감소하거나 호르몬 효과에 둔감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약물을 투여하는 동안에는 문제가 없지만, 중단과 동시에 식욕 억제 효과가 사라지면서 과식할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식습관이나 행동 변화를 병행하지 않고 약물에만 의존했다면 이러한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만 관련 위험 있는 경우에만 처방, 생활습관 병행 권고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영국 성인 약 160만 명이 체중 감량 주사를 사용했으며, 대부분은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아닌 개인 처방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가 지원한 2025년 1분기 전국 대표 설문조사에서는 추가로 330만 명이 향후 사용에 관심이 있다고 답해, 성인 10명 중 1명이 체중 감량 주사를 이미 사용했거나 사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약 2배 많았고, 40~50대에서 특히 흔했다.

현재 영국 NHS는 체중감량 주사를 단순 미용 목적이 아닌, 비만 관련 건강 위험이 있는 과체중·비만 환자에게만 권고하고 있다. 또한 약물 처방 시에는 식습관 개선과 충분한 신체활동 등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비만은 만성질환…지속 치료의 이점도 존재

영국 글래스고대 나비드 사타르 교수는 체중감량 주사가 빠르게 체중을 줄여 건강에 추가적인 이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3년간이라도 체중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관절, 심장, 신장에 주는 손상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의 장기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약물을 3~4년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생활습관만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체중 감소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이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기존의 다이어트와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처방 기준·기간 약물별로 달라

영국에서 일반의나 전문 체중관리 서비스는 개인 처방 이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운자로나 위고비를 처방할 수는 없다. 체중 관련 질환 등 엄격한 임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NHS 기준으로 마운자로는 처방 기간 제한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지만, 위고비는 최장 2년까지만 처방할 수 있다.

마운자로 제조사인 일라이 릴리는 “체중감량 약물은 건강한 식습관, 신체활동, 의학적 추적 관리와 병행돼야 한다”며 “치료 중단 후 체중이 돌아오는 것은 개인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비만의 생리학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위고비 제조사 노보 노디스크 역시 “이번 결과는 비만이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감량한 체중 유지와 전반적인 건강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Weight regain after cessation of medication for weight management: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국내서도 의학적 비만 치료에 한정…반드시 의사 처방 받아야

국내 보건당국은 체중감량 주사 사용 대상을 의학적 비만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명확히 제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사항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BMI 27~30 범위이면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하도록 돼 있다. 단순한 미용 목적이나 단기간 체중 감량을 위한 사용은 공식 처방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해당 약물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으며, 반드시 의사의 진료와 처방, 부작용 모니터링, 식습관·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한 의료적 관리 하에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준을 벗어난 오·남용과 온라인 불법 유통 문제를 우려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처방 기준 엄격하지만 시장은 성장…2024년 1600억 원 규모 추산

이처럼 처방 기준이 엄격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GLP-1 기반 체중감량·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억2280만 달러(약 1600억 원)로 추산되며, 향후 연평균 16% 이상 성장해 2030년에는 약 3억8610만 달러(약 5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비만 유병률 증가와 체중 감량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대, 신약 출시가 맞물리며 국내 시장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 확대 속도만큼이나 의학적 적응증을 준수한 처방과 장기 사용 시 안전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체중감량 주사를 끊으면 왜 이렇게 빨리 다시 살이 찌나?
A. 위고비·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주사는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 작용을 인위적으로 강화한다. 장기간 사용 후 중단하면 식욕 억제 효과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허기와 섭취량이 빠르게 늘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로 인해 체중 재증가 속도가 일반적인 다이어트 중단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

Q2. 체중감량 주사는 평생 맞아야 하는 치료인가?
A. 반드시 평생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보고 장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장기 사용 여부는 개인의 건강 상태, 동반질환, 생활습관 변화 여부 등을 종합해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Q3. 국내에서는 누구나 체중감량 주사를 처방받을 수 있나?
A. 아니다. 국내에서는 의학적 비만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처방이 가능하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BMI 27~30이면서 고혈압·당뇨병 등 체중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에 한해 의사의 처방을 받을 수 있으며, 단순 미용 목적 사용은 허가된 적응증에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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