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급성 어지럼증으로 30일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서, 진단 명인 이석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박상민 대통령 주치의는 30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어제 저녁 김 여사가 갑작스러운 어지러움을 호소했다"며 전문 검사 결과, 김 여사의 오른쪽 귓속에서 이석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박 주치의는 "(귓속의) 돌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치료법을 시행했고, 일부 호전을 보여 회복은 하셨지만 약간 증상이 있어 약물 처방을 하고 안정을 처방했다"며 "이후 많이 호전됐지만, 여전히 어지러움이 남아있어 낙상 예방을 위해 며칠간 안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여사는 일본 총리 부인과의 친교 일정도 불가피하게 취소하게 됐다.
이석증은 우리 귀 가장 안쪽(내이)에서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 붙어있는 미세한 돌 조각, 즉 이석이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으로 흘러 들어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본래 이석은 몸의 중력과 가속도를 감지하는 핵심 센서 역할을 하지만, 잘못된 위치에 있으면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신경을 비정상적으로 자극해 뇌에 잘못된 회전 신호를 보내게 된다.
이석증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자세를 취할 때 갑자기 나타나는 극심한 어지럼증이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누울 때, 선반 위 물건을 보려고 고개를 들거나 바닥의 물건을 줍기 위해 숙일 때, 심지어 자다가 옆으로 돌아누울 때 수십 초간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한 격렬한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증상이 심할 경우 구역감과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문일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이 어느 쪽 반고리관으로 들어갔느냐에 따라 증상을 유발하는 자세가 다르다”며 “가장 흔한 후반고리관 이석증의 경우 고개를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45도 정도 돌린 각도에서 위로 고개를 들거나 아래로 고개를 숙일 때, 외반고리관 이석증은 똑바로 누워 고개를 좌우로 돌릴 때 심한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석증은 원인이 명확한 만큼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고개를 여러 각도로 천천히 돌려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이석정복술’ 혹은 ‘체위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를 통해 즉각적인 증상 개선을 경험한다. 문 교수에 따르면 환자의 80~90%는 1~2회의 시술만으로 빠르게 호전된다. 김혜경 여사 역시 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석증은 재발이 잦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한번 떨어진 이석은 그만큼 제자리에 붙어있는 힘이 약해졌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실제 첫 발병 후 1년 내 재발률은 10~20%, 5년 내에는 30~5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머리에 충격을 피하고 뼈 건강에 신경 쓸 것을 조언한다. 문 교수는 “교통사고와 같은 머리 외상이 이석증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이석 역시 일종의 칼슘 결정체이므로 골밀도와 연관이 깊다. 실제로 골다공증 환자에게서 이석증 발생 빈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골다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평소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거나 햇볕을 자주 쬐는 생활 습관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석증은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으로 환자에게 큰 공포감을 줄 수 있지만, 원인이 명확하고 치료가 용이한 양성 질환이다. 문 교수는 “극심한 어지럼증에 당황하기 쉽지만,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면 정확한 진단과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