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인 '쬐끔'마시면…관절염 예방엔 도움?

英 연구팀 "라거맥주 300cc나 와인 1잔, 주 2회만 마시면 좋아"...과일·생선·시리얼 좋고, 차는 나빠

도수가 낮은 맥주 한 잔이나 와인 한 잔을 주 2회 정도 마시면 류마티스관절염 예방에 좋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술 한 잔도 건강에 해롭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발표에는 어긋난다. 영국 리즈대 연구팀은 "무엇을 먹고 마실지 선택할 땐, 전반적인 식단과 생활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을 소량 마시고 기름진 생선과 과일·시리얼을 충분히 섭취하면 류마티스관절염의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차나 커피를 자주 마시면 관절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즈대 연구팀은 2000~2024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약 1만명이 참가한 연구논문 30편을 체계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작용하는 병이다. 연구팀은 음식이 염증 수치를 높이고 면역체계에 나쁜 영향을 미쳐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위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32개 식품군·음료·영양소와 류마티스관절염 위험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위안 동 교수(식품과학, 영양학)는 “술은 도수가 낮은 ‘라거 맥주’ 한 잔(336cc, 즉 1파인트)이나 와인 한 잔을 주 2회 정도 마시면 류마티스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좋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관절염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는 술 한 잔도 건강에 해롭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발표에는 어긋난다.

일주일에 도수 낮은 맥주 4잔이나 와인 3.5잔 마시면, 보호효과 싹 사라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의 보호효과(관절염 예방 효과)는 섭취량이 많을수록 낮아지며, 특히 일주일에 도수가 낮은 맥주 네 잔(약 1340cc, 즉 4파인트)이나 와인 3.5잔을 마시면 보호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차를 한 잔 마실 때마다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이 4%씩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커피는 차에 비해선 관절염 위험을 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연구팀은 "하지만 녹차 등 차(tea)에는 다른 건강 상 이점도 꽤 많다"며 "무엇을 먹고 마실지 선택할 땐, 개인의 전반적인 식단과 생활방식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자넷 케이드 교수(식품과학, 영양학)는 “기름진 생선, 시리얼, 채소,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고통스럽고 쇠약해지는 류마티스관절염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니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체계가 실수로 건강한 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병이다. 관절통, 뻣뻣함, 부기, 물건을 잡거나 쥐기 어려움 등 증상을 보인다. 여성과 노인에게 더 흔히 나타난다.

이 연구 결과(Dose–Response Associations Between Diet and Risk of Rheumatoid Arthritis: A Meta-Analysis of Prospective Cohort Studies)는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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