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남성의 발기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잠을 자는 동안 호흡 장애가 잦고 혈중 산소 농도가 크게 떨어질수록 발기 기능도 좋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 호흡이 멈추거나 크게 줄어드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최대 10억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수면의 질 저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기부전 역시 흔한 남성 질환으로, 대사질환이나 혈관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에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과 발기부전이 반복적인 산소 부족, 혈관 기능 이상, 염증, 혈관을 이완해주는 산화질소 감소 등 여러 생물학적 요인을 공유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수면 중 호흡 자주 멈출수록 발기 기능 점수 낮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두 질환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2000년 1월부터 2025년 2월 10일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메타분석했다.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스코퍼스(Scopus) 등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은 458건의 논문 가운데 기준에 맞는 관찰 연구 8건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수면무호흡증의 심각도는 무호흡-저호흡 지수(AHI)와 수면 중 최저 산소포화도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AHI는 잠을 자는 동안 1시간에 호흡이 멈추거나 크게 줄어드는 횟수를 나타내는 수치로, 높을수록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다는 뜻이다.
발기 기능은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국제발기능지수(IIEF) 설문 점수로 측정했다. 이 점수는 높을수록 발기 기능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한다.
594명이 참여한 7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AHI가 높아질수록 발기 기능 점수는 낮아지는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7개 연구 중 6개에서 수면무호흡이 심할수록 발기 기능이 나빠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수면 중 산소 부족도 발기 기능과 관련이 있었다. 총 513명이 포함된 3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잠자는 동안 최저 산소포화도가 높을수록 발기 기능 점수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수면 중 산소 농도가 더 많이 떨어질수록 발기 기능이 좋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연구마다 결과에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수면 중 호흡 장애와 산소 부족이 심할수록 발기 기능이 떨어지는 일관된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수면무호흡 男 10명 중 6명 안팎 발기부전…나이도 영향
실제로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남성에게서 발기부전은 흔하게 관찰됐다. 4개 연구에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발기부전 유병률은 59~69%로 보고됐다. 한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남성의 발기부전 유병률이 59%로,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대조군의 30%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나이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분석에 포함된 여러 연구에서 나이가 많을수록 발기부전 유병률이 높고 수면무호흡증도 심한 경향이 나타났다.
남성호르몬과 정신건강의 영향은 명확하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남성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우울과 불안에 관한 연구 결과도 서로 엇갈렸다.
양압기 치료 뒤 발기 기능 개선…효과 단정은 일러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사용하는 양압기가 발기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양압기는 잠을 자는 동안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기도로 보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돕는 치료 기기다.
양압기 치료 효과를 살펴본 3개 연구 가운데 한 연구에서는 치료 3개월 뒤 발기 기능 점수가 유의하게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변화는 경도·중등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와 중증 환자 모두에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치료 후 환자의 42.6%에서 발기부전이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고됐다. 세 번째 연구도 양압기 치료 1년 이내에 발기 기능 점수가 유의하게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다만 연구진은 양압기 치료 효과에 대한 결과 해석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연구 수가 적은 데다 추적 기간이 비교적 짧고, 연구 설계상 치료 효과를 명확히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결과만으로 양압기가 발기부전을 개선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발기부전 있는데 심한 코골이·만성 피로 있다면 수면무호흡 검사 고려해야
이번 검토 결과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발기 기능이 좋지 않은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일관되게 보여줬다. 특히 자는 동안 호흡이 자주 멈추고 산소 부족이 심한 남성일수록 발기 기능이 뚜렷이 저하되는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 가운데 만성적인 피로감이나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증상이 있거나, 비만·고혈압 등 수면무호흡증 위험 요인이 있다면 폐쇄성수면무호흡증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분석만으로 수면무호흡이 발기부전을 직접 일으킨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최종 분석에 포함된 연구가 모두 관찰연구였으며 나이, 체질량지수, 흡연, 고혈압, 당뇨병 등 발기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도 모든 연구에서 일관되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수면무호흡증이 어느 정도 심해졌을 때부터 발기 기능이 떨어지는지 구체적인 기준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두 질환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발기부전 연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에 ‘The association between obstructive sleep apnoea and erectile dysfunc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수면무호흡증이 발기부전을 직접 일으키나요?
A. 이번 연구만으로 수면무호흡증이 발기부전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수면무호흡이 심하고 수면 중 산소 부족이 클수록 발기 기능이 좋지 않은 연관성이 일관되게 관찰됐다.
Q2. 코골이가 심하면 발기부전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코골이만으로 발기부전을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발기부전과 함께 심한 코골이, 수면 중 호흡 멈춤, 낮 시간의 과도한 졸림 등 증상이 있다면 폐쇄성수면무호흡증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Q3. 양압기 치료를 하면 발기 기능도 좋아지나요?
A. 일부 연구에서는 양압기 치료 후 발기 기능 점수가 개선되거나 발기부전이 해소된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관련 연구가 적고 연구 설계에도 한계가 있어 양압기가 발기부전을 개선한다고 단정하기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