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애간장 그만" 디지털 케어 앱 나왔다

메디플러스솔루션, 美 FDA 1등급 인증받고 국내 출시

“남편이 간암 치료 중인데 아주버님이 산삼을 보내왔어요. 먹어도 되는지….”

“아내가 서울 S병원에서 항암제를 맞고 퇴원했는데 체중이 너무 빠져, 몸에 힘도 없는데 병원에서는 운동을 하라고 합니다. 어떻게 운동해야 할지….”

국민 3명 중 1명이 삶에서 피할 수 없다는 암. 환자와 가족은 투병 중 시시각각 궁금증과 돌발 상황이 생기지만 해결할 곳이 없어 속을 태운다. 이들의 손을 붙잡고 건강을 되찾는 데 길라잡이가 될, 디지털 케어 앱이 나왔다. 국내 주요 병원 4곳에서 암 환자 1200여명의 치유에 도움을 주면서 암 환자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소문이 난 서비스가 마침내 스마트 폰 앱을 통해서 제공되는 것.

메디플러스솔루션이 개발한 암 환자 생활 지원 앱 '세컨드 닥터'

헬스케어 기업 메디플러스솔루션은 19일 “5년 동안 국내 대학병원의 의료진 56명과 공동 개발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은, 암 환자 생활 지원 앱 ‘세컨드 닥터’를 마침내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위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세컨드 닥터 중 하나를 다운로드 받으면, 환자 개개인별 ‘맞춤형 암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앱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질병명과 음식섭취량 등 기본정보를 입력하면 ▲오늘의 할 일 ▲맞춤 건강정보 ▲식사 관리 ▲운동 관리 ▲복약 지도 등의 개인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다.

특히 자신이 먹은 음식과 활동량, 운동 등을 음성이나 문자로 입력하면,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체크 받고 바람직한 방향을 안내받는다. 앱은 스트레스 관리와 숙면을 위한 코치도 해주고, 담배를 못 끊는 환자의 금연 관리와 만성병 관리까지도 맡는다. 환자가 스마트 밴드를 구입하면 신체활동, 인체 건강상태 등에 대한 정보가 자동 입력돼 보다 세밀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궁금한 점을 문자 또는 음성으로 질문하면 식품, 운동 등의 전문가들로부터 아무리 늦어도 24시간 내에 답을 들을 수 있다.

메디플러스솔루션은 ‘가족이 암에 걸렸다면!’이라는 슬로건으로 앱을 개발했다. 이 회사 배윤정 대표는 “2008년경 대학교 은사께서 암에 걸리셔 치료를 받았었는데, 당시 주치의는 환자들이 암 치료 이후 관리에 대해 받은 많은 질문들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했다”며 환자의 애로사항에 관심을 갖고 세컨드 닥터 개발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배 대표는 국내 주요병원들을 찾아가서 의료진을 설득했다. 원체 방대한 작업이고, 전례가 없어서 많은 병원에서 손사래를 쳤지만,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등의 의료진들이 차례로 손을 잡아줬다. 배 대표는 의사, 간호사와 임상영양학, 운동생리학 등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회사 직원들과 밤을 새워가면서 콘텐츠를 만들었다. 자금이 쪼들렸을 때 직원들이 의미 있는 서비스 개발에 가치적 공감대를 가지고 함께 돈을 모아 회사에 투자하며 회사를 살린 적도 있다.

첫 서비스가 선보이고 2013~16년 4년 동안 환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면서 환자의 온갖 애로사항을 반영하면서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였다. 의료진과 헬스케어 기업이 이처럼 공을 들인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듯했다. 배 대표는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의 품질을 인정받았다. 2015년 9월 미국 FDA로부터 환자건강관리 서비스 1등급 인증을 받은 것. 암 생존자 통합지지 센터를 통해서 암 환자의 치유를 돕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에서 서비스의 탁월함을 인정받은 것이다. 두 달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서비스의 유효성과 함께 의료기기와 연동하는 것에 대해서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의료법 때문에 본격 서비스를 전개할 수가 없었다. 스마트 폰을 통해서 퇴원 환자의 건강관리를 돕는 것이 의료법에 위반하는지 ‘정답’이 없었던 것. 일부에서는 “의료법 위반 여지가 있다”고 했고, 보건당국은 명쾌한 답을 주지 않았다. 메디플러스솔루션 임직원은 해마다 새로 생기는 20여 만 명의 암 환자, 지금 암과 맞서고 있는 130만 여명의 암 환자를 생각하면서 속이 타들어갔다. 배 대표는 올 상반기 ‘샌드박스 규제 심의위원회’에 노크했다. 그는 “환자에게 절실하게 필요하고, 의료진도 동의하는데, 모호한 의료법 때문에…”라며 “가족이 암에 걸리면 이 서비스를 받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심의위원회는 의료적 진단이나 처방행위가 아닌 회복을 위한 일상생활 건강관리 서비스는 우선적으로 진행해도 무방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마침내 서비스가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앱을 선보였지 않고 베타 버전만 올려놓았는데, 환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 있었는지 벌써 1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5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해서 환자들이 덜 고통스럽게 암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암 수술 후 적극적인 건강관리는 빠른 회복과 일상생활로의 조기 복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매우 높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다만, 이러한 관리 방법이 매우 과학적인 근거 기반으로 관리되어야 하며, 환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경제적인 부담을 느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메디플러스솔루션은 이번에 위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4개 앱을 우선 출시했으며 단계적으로 암의 종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 달 이용료는 7,900원. 배 대표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광고비로 수익을 낼 수도 있겠지만, 환자에게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 혼선이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암 환자와 가족이 불확실한 민간요법이나 검증이 안 된 사이비 의료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보다는 최소 비용으로 과학적 생활관리를 하는 것이 암 극복에 좋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메디플러스솔루션은 만성질환자 관리 앱인 '세컨드 윈드'도 출시하여 중국에 솔루션 수출을 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해외로도 확대하고 있다.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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