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냉장고에 보관했는데”… 약간 푸르스름?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은?

[김용의 헬스앤]

냉장고 안을 보고 있는 여성
냉장고 안을 가끔 살펴서 오래된 음식은 버리는 게 안전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휴, 너무 아깝다. 이 정도는 먹어야지 ”…

어릴 적 할머니는 음식에 약간의 곰팡이가 보여도 그냥 드시는 경우가 많았다. 손주는 먹이지 않고 본인만 드셨다. 지금이라면 "할머니, 드시지 마세요!" 외쳤을 것이다. 그때는 곰팡이가 '더럽다'는 생각만 했을 뿐, 건강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 할머니가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누리지 못한 것은 이런 사소한 생활 습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제 어른이 되니 곰팡이 핀 음식을 손주에겐 먹이지 않았던 할머니의 마음을 알 것 같다. 그때 건강정보를 일찍 알았더라면...부질 없는 생각을 해 본다.

곰팡이 핀 음식, 이렇게 위험한가?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 되면서 음식 보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냉장고에 보관해도 오래 두면 상하는 음식이 있다. 냉동이 아닌 냉장의 경우 음식물 유통기한을 잘 살펴야 한다. 견과류를 냉장고에 보관했는데, 곰팡이가 피었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땅콩, 호두 등에 핀 곰팡이는 매우 위험하다. 곰팡이에서 나오는 '아플라톡신 B1'이라는 발암물질이 간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한국 음식에선 위험 수준의 아플라톡신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 곰팡이가 핀 음식은 피해야 한다.

부패된 견과류나 옥수수 등에 생기는 '아스페루길루스'라는 곰팡이에서 아플라톡신 B1이 만들어진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인체에 암을 일으킬 확실한 물질) 발암물질로 분류됐다. 아플라톡신은 견과류 뿐만 아니라 옥수수 등 곡류, 건조식품에서도 발견된다. 주로 덥고 습기가 많은 외국에서 많이 나온다. 해외 여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거리에서 파는 음식은 잘 살펴야 한다. 식중독 등 다른 질병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된장에 핀 곰팡이는 안전...우리 조상들의 지혜

나도 얼마 전 술집에서 안주로 나온 땅콩에서 곰팡이를 발견하고 바로 버린 적이 있다. 종업원을 불러서 곰팡이 핀 땅콩의 위험성을 강조했더니 "보관에 조심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건강정보를 다루는 직업이어서 이런 것을 허투루 보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메주에 피는 곰팡이에서는 아플라톡신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된장은 안전한 식품이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이다.

간암은 '술'이 연상되지만 한국에선 70~80%가 B형과 C형 만성 간염이 원인이다. 이어 알코올성 간염, 당뇨나 비만에 의한 지방간이 뒤를 잇고 있다. 간은 음식의 독성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지만, 독성이 지나치면 간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 산에서 우연히 발견한 약초를 먹고 간 독성으로 쓰러지는 사람도 있다. 암 환자에게 "귀하고 비싼 약재"라고 권하는 경우 조심해야 한다. 항암 치료를 방해하고 오히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담당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곰팡이가 핀 음식은 아예 모두 버리는 게 안전하다. 귤을 예로 들어보자. 오래 보관하다가 곰팡이가 피었다면 해당 부분만 제거하지 말고 통째로 버려야 한다. 귤처럼 무른 과일은 곰팡이의 균사(균류의 미세한 실세포)가 안쪽까지 침투했을 가능성이 크다. 귤에 흔히 생기는 곰팡이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귤을 여러 개 쌓아 두면 서로 부딪히며 생긴 수분 때문에 쉽게 상할 수 있다. 종이나 신문지로 낱개 포장해 겹겹이 쌓아두는 것이 좋다.

"지금 당장 냉장고 안 살피세요"

요즘 같은 무더위 속에선 김밥이나 냉면 등에 쓰이는 달걀 지단도 조심해야 한다. 몇 년 전 냉면에 얹은 달걀 지단을 먹고 살모넬라균 감염에 이어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달걀 지단을 충분히 익혔더라도 이후 관리가 허술하면 다시 오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달걀을 만진 뒤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음식을 조리하거나 달걀 물이 묻은 집게를 다른 음식에 함께 쓰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건강을 위해 음식 조심, 운동을 해도 일상의 사소한 것 하나에 몸이 망가질 수 있다. 지금 당장 냉장고 안을 살펴서 오래된 음식이 없는지 확인해보자. "아깝다"고 버리지 않으면 오히려 큰 화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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