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을 장시간, 무계획적으로 이용하는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주의력 저하와 충동성 증가, 불안·우울·스트레스 악화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단순히 콘텐츠 내용이 아니라 끊임없이 영상을 추천하고 시청 시간을 늘리도록 설계된 플랫폼 구조 자체가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바이로이트대 의학경영·보건과학연구소(IMG) 연구진은 숏폼 플랫폼 이용이 25세 이하 청소년 및 청년층의 신경인지 기능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존 디지털 미디어와 달리 숏폼 플랫폼이 빠르게 전환되는 영상, 개인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 이용 시간 극대화를 목표로 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자체뿐 아니라 플랫폼 설계 방식이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10년간 연구 42편 분석…평균 연령 16.8세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발표된 관련 논문을 검색해 총 1498건의 자료를 검토했으며, 최종적으로 4만 6912명이 참여한 42개 연구를 분석에 포함했다. 참가자 평균 연령은 16.8세였다.
분석 대상 연구의 대부분은 단면 연구였으며, 일부 종단 연구와 뇌파(EEG), 자기공명영상(MRI) 연구도 포함됐다. 연구의 질과 근거 수준은 근거중심의학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GRADE(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 시스템으로 평가했다.
하루 4시간 이상 ‘무계획 시청’…주의력·우울감과 연관성 확인
분석 결과, 숏폼 플랫폼을 하루 4시간 이상 이용하는 ‘과도하고 비구조적인 사용’은 여러 부정적 결과와 일관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바구조적 사용을 정해진 목적이나 시간 계획 없이 반복적으로 영상을 넘겨보는 행태로 정의했다. 특히 수면 시간을 늦추거나 학습 시간을 침해하면서까지 시청하는 행태가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과도한 숏폼 플랫폼 이용은 주의력 저하 및 충동성 증가와 관련이 있었으며, 작업기억 능력 감소와 자기조절 능력 저하와도 연관성이 관찰됐다. 정서적 측면에서는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또한 중독 관련 증상 역시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영상 연구에서는 숏폼 플랫폼 이용량이 많은 집단에서 안와전두피질과 소뇌의 회백질 부피 차이, 휴지기 뇌 신호 동기화 변화 등 신경생물학적 지표와의 연관성이 보고됐다. 다만 연구진은 현재까지 확보된 근거가 주로 관찰연구에 기반하고 있어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사용 습관·미디어 리터러시가 보호 요인
이번 연구는 이러한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잠재적 보호 메커니즘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지지적인 가정 및 사회 환경, 일정한 디지털 사용 습관, 높은 수준의 미디어·디지털 리터러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며, 단순히 사용을 통제하기보다 스스로 디지털 환경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 문제를 단순히 ‘스크린 타임’을 줄이는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 플랫폼 설계와 이용 방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정해진 시간에 사용, 알고리즘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 증진, 청소년 대상 디지털 교육 강화 등이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보다 명확한 인과관계 규명을 위해 장기 추적 연구와 실험 연구가 필요하며, 취약 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규제적 장치 마련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숏폼 플랫폼 이용과 청소년 및 청년층의 인지·정서적 어려움 사이에 일관된 연관성이 확인됐다”며 “중독적 사용을 줄이고 관련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개입 방안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아동·청소년 정신의학(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에 ‘Taming the endless scroll? Short-form videos, digital routines and neurocognitive outcomes in youth’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국내 청소년 숏폼 이용률 94.2%...국내 연구도 주의력·우울감 연관 가능성 제기
국내에서도 숏폼 콘텐츠는 청소년의 일상적인 미디어 소비 형태로 자리 잡았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초·중·고교생 1만 5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청소년의 숏폼 콘텐츠 이용률은 94%로 조사 대상 매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처럼 숏폼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국내 학계에서도 숏폼 콘텐츠의 과도한 이용이 정신건강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홀리스틱융합교육학회 학술지 ‘홀리스틱융합교육연구’에 게재된 2025년 문헌연구는 최근 10년간 국내외 연구 80편을 분석한 결과, 숏폼 콘텐츠의 과도한 소비가 주의력 저하와 정서적 불안, 우울감, 자존감 저하 등과 연관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특히 자극적인 콘텐츠와 이상화된 이미지가 청소년의 사회적 비교를 부추기고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고 가정 내 미디어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질 경우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이번 독일 연구가 제시한 ‘디지털 사용 습관’과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과도 맥을 같이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숏폼 플랫폼을 오래 보면 정말 주의력이 떨어지나요?
A. 이번 독일 연구는 숏폼 플랫폼의 과도하고 비구조적인 이용이 주의력 저하, 충동성 증가와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부분의 연구가 관찰연구인 만큼 숏폼 이용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Q2. 연구에서 말하는 ‘과도한 이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을 바탕으로 하루 4시간 이상 숏폼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를 ‘집중적(과도한) 이용’으로 분류했다. 특히 정해진 목적 없이 반복적으로 영상을 넘겨보거나 수면·학습 시간을 침해하는 이용 형태를 문제적 사용으로 봤다.
Q3. 숏폼 이용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연구진은 일정한 디지털 사용 습관을 만들고, 알고리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가정과 학교의 적절한 지도와 지지적인 사회 환경도 보호 요인으로 꼽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