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대변 이식했더니 난소 회춘”…가임력 높이고 폐경도 지연 될 수 있다고?

고령 쥐 장내미생물 이식 후 난소 염증 감소·번식력 증가 확인

장내 미생물을 바꾸는 ‘대변 이식(FMT)’이 난소 기능을 되살리고 가임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집

장내 미생물을 바꾸는 ‘대변 이식(FMT)’이 난소 기능을 되살리고 가임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 속 미생물 환경이 난소 노화와 생식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향후 폐경 지연이나 여성 건강 개선 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년학대학 베레니스 베나윤 부교수와 김민후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변화가 난소 기능과 생식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쥐 모델에서 분석한 결과를 학술지 ⟪Nature Ageing⟫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젊은 성체 암컷 쥐의 장내 미생물을 먼저 항생제로 제거한 뒤, 젊은 쥐 또는 나이가 많은 쥐의 대변을 이식해 장내 미생물 구성을 재형성했다. 나이가 많은 쥐는 인간의 폐경과 유사한 상태인 ‘에스트로포즈(oestropause)’ 단계였다.

연구팀은 고령 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경우 난소 기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김민후 연구원은 “고령 마이크로바이옴이 난소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설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반대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고령 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의 난소에서는 DNA를 생성하는 세포의 특성이 젊은 개체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노화와 관련된 지표로 알려진 염증 표지자도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번식 능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대변 이식을 받은 쥐들을 수컷과 교배시킨 결과, 특히 고령 개체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그룹에서 가임력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나윤 교수는 “젊은 미생물을 이식받은 일부 쥐는 새끼를 전혀 낳지 못했지만, 고령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들은 모두 새끼를 낳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가능성 있는 설명으로 ‘에스트로볼롬(oestrobolome)’을 제시했다. 이는 에스트로겐 대사에 관여하는 장내 미생물 군집으로, 생식계 호르몬 균형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난소가 노화하면서 에스트로볼롬의 신호에 대한 반응성이 감소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관련 장내 미생물이 보상적으로 더 많은 분자 신호를 생성할 수 있다. 이러한 미생물이 젊은 개체의 장으로 이동하면, 신호에 대한 반응성이 높은 난소와 결합해 가임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베나윤 교수는 “난소와 장내 미생물 사이에는 양방향 소통이 존재하며, 이 상호작용은 나이가 들면서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장내 미생물을 표적으로 하는 접근이 생식 노화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폐경 지연과 같은 생식 노화 조절 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베나윤 교수는 “폐경은 단순히 임신이 불가능해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폐경 이후 여성은 골다공증, 당뇨병, 심혈관질환, 치매 등 다양한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기 폐경은 수명 단축과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만약 폐경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다면 여성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동물실험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 인간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변 미생물 이식(FMT)은 현재 다양한 질환 치료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불면증, 파킨슨병, 알레르기, 장 질환, 우울증 등에 대한 적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암 치료와 병행하는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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