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장염인 줄 알았다가 딸 낳았다?”…여행 중 출산한 21세女, 무슨 일?

피임 중이던 영국 배낭여행객…임신 인지 못한 채 응급 출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호주를 여행 중이던 21세 영국인 여성이 장염으로 의심했던 복통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10시간 만에 아이를 출산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SNS

호주를 여행 중이던 21세 영국인 여성이 장염으로 의심했던 복통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10시간 만에 아이를 출산한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출신 해티 셰퍼드는 남자친구와 함께 배낭여행으로 호주 동부 해안을 찾은 지난해 7월 복부 경련을 느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염으로 여겨 진통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통증이 복부 오른쪽으로 심해지자 충수염을 의심해 퀸즐랜드 골드코스트 대학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시행한 초음파 검사 결과, 의료진은 셰퍼드가 출산에 임박한 진통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피임약을 복용 중이었기 때문에 임신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 어떤 증상도 느끼지 못했던 상태였다. 실제로 임신 사실을 모른 채 그는 놀이기구를 타거나 보트를 빌려 물놀이를 하는 등 활동적인 생활을 이어왔다는 것. 배도 나오지 않은 등 체형 변화도 거의 없었고 임신 중 태동 역시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찾은 병원에서 약 10시간 뒤 그는 딸 아일라-그레이스를 출산했다. 출산 이후 의료진은 태반 위치와 태아의 성장 방향 때문에 임신을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가능성을 설명했다. 태반이 복부 앞쪽에 위치해 태동을 느끼기 어려웠고, 태아가 척추 쪽 뒤편에서 성장해 외형상 임신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셰퍼드는 그레이브스병을 앓고 있었다. 이 병은 면역계가 갑상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도 불린다. 어지럼증, 체중 감소, 피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 경우 임신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는 그레이브스병으로 약물 용량을 조절하던 중이었기에 출산 전 좀 살이 찐 것도 이 때문이라고 여겼다.

현재 두 사람은 영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셰퍼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행복하다고 밝혔다.

출산 직전까지 모를 …‘은폐 임신’ 생각보다 드물지 않은 이유

셰퍼드가 9개월 임신을 알아차리지 못한 경우를 은폐 임신이라고 한다. 은폐 임신은 임신이 상당 기간 진행될 때까지 주위 사람들은 본인조차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임신 20주 이후까지 진단되지 않는 경우를 지칭하며, 일부 사례에서는 진통이나 출산 직전까지 임신을 모른 채 지내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약 475건의 임신 중 1건이 임신 20주 이후까지 발견되지 않는 은폐 임신으로 추정된다. 더 극단적으로, 출산 시점까지 임신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는 약 2500건 중 1건 수준으로 보고된다. 호주에서 매주 약 5800~5900명의 신생아가 태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계적으로 은폐 임신은 주당 약 두 차례 발생하는 셈이다.

은폐 임신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일하지 않다. 일부 여성은 월경이 불규칙하거나 피임약 복용, 내분비 질환, 체중 변화 등으로 인해 임신 징후를 다른 건강 문제로 오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여성의 사연처럼 태반 위치나 태아의 성장 방향에 따라 복부 팽창이나 태동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런 해부학적 요인이 임신 인지를 늦추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심리적 요인이나 스트레스 역시 신체 변화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의학적으로 은폐 임신은 산전 관리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임신 사실을 늦게 알수록 영양 관리, 기형 선별 검사, 고위험 임신 평가 등 기본적인 산전 진료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복통, 비정상적 체중 변화, 원인 불명의 피로 등 지속되는 신체 변화가 있을 경우 임신 가능성을 포함해 의학적 평가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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