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비만하면 아이도 ‘혈관 손상’…동맥경화, 어린 시절부터 시작

브라질 연구팀, 비만 아동의 혈액에서 염증 신호 물질 발견

비만이나 과체중인 아동은 어린 시절부터 만성 염증으로 혈관 내피가 손상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아동의 과체중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어야 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동이라도 과체중이나 비만일 경우 아주 어린 나이부터 혈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상파울루연방대(UNIFESP) 연구팀은 6세에서 11세 사이 상파울루의 청소년 센터에서 치료받은 아동 130명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 및 비만 아동의 혈관 내피세포에서 이미 염증과 기능 장애 같은 초기 손상 징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혈관 내피세포는 혈관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세포층으로, 이곳이 손상됐다는 것은 동맥경화, 심장마비, 뇌졸중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이 시작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연구는 《국제 비만 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마리아 도 카르모 피뇨 프랑코 교수는 “비만은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만성적인 저강도 염증을 일으켜 면역 체계를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결국 면역세포의 조기 노화를 부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비만 아동의 혈액에서 염증 신호 물질인 ‘TNF-알파’의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고, 세포 사멸로 인해 생긴 ‘내피세포 미세입자(EMP)’의 농도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지표 모두 혈관 내피세포가 손상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비만이 다른 요인 없이 단독으로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코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아이들은 흡연이나 음주를 하지 않으며,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는 수십 년간의 나쁜 생활 습관도 없다. 사춘기 이전이라 성호르몬의 영향도 배제된다”면서 “분석 결과 유일하게 존재하는 위험 요인인 비만만으로도 혈관 건강을 해치는 저강도의 만성 염증이 시작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비만이나 과체중 아동들은 정상 체중 아동에 비해 미세혈관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반응성 과혈류 지수(RHI) 점수가 낮게 나타나, 혈관 기능이 저하됐음을 시사했다.

과거에는 소아 비만이 청소년기와 성인기를 거치며 고혈압, 당뇨 등 건강 문제를 누적시켜 질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비만이 어린 시절부터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프랑코 교수는 “조기 개입이 없다면 이 아이들은 심혈관 및 대사 질환을 가진 성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며,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공중 보건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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