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가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지나치게 지시를 많이 할 경우 아이의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아이의 정신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 심리학(Health Psychology)》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의 초기 양육 방식이 자녀의 건강에 어머니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은 292가구를 대상으로 아이들이 생후 10개월이었을 때 어머니, 아버지, 아이 사이의 상호작용을 관찰한 후, 아이들이 2살과 7살이 됐을 때 다시 한번 가족들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진은 가족 전체의 역학 관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두 시점에서 어머니, 아버지, 아이가 함께 놀고 있는 18분 분량의 비디오 영상을 분석하고, 부모의 민감성과 긍정적 정서, 위축이나 경쟁과 같은 공동 양육 역학에 점수를 매겼다. 또 아이들이 7살이 됐을 때 혈액 샘플을 채취해 네 가지 염증 및 대사 지표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생후 10개월에 아기에게 관심을 덜 기울였던 아버지일수록 아이가 자라면서 공동 양육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일부 아버지들은 가족 상호작용에서 소외됐고, 일부 아버지들은 아이의 관심을 얻기 위해 어머니와 경쟁했다.
이러한 긴장된 역학 관계는 7세가 될 무렵 아이들의 건강 악화와 연관됐는데, 여기에는 염증 수치 증가와 혈당 상승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 두 가지 지표는 모두 장기적인 건강 결과와 관련이 있으며, 나중에 심장병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염증 지표를 측정해 스트레스 수준을 추적할 수 있는데, 염증은 역경이나 우울증에 직면했을 때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키고, 혈당 수치 또한 스트레스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인간이 위험에 직면했을 때 에너지를 생성하도록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스트레스가 심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나중에 비만, 당뇨병과 같은 건강 문제 및 조기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어머니의 행동은 같은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라며 “아버지, 어머니, 아이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아버지의 행동이 부정적일 때, 그러한 부정적인 영향이 가족 전체에 스며들어 결국 아이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아빠만 중요하고 엄마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중요한 점은 유아기와 걸음마기에 아빠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족 전체의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