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이번 잔은 쉬어갈게요” MZ세대의 슬기로운 술 문화 ‘지브라 스트라이핑’

"과음 없이 사회적 관계 유지 원하는 MZ세대의 새로운 음주 트렌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회사원 이모(48) 씨는 연말 회식에서 갓 입사한 20대 사원에게 소주를 따라주다 순간 멈칫해야 했다. 그가 “이번 잔은 쉬어가겠다”며 소주잔 대신 물컵을 들었기 때문. 그러고 보니 다른 테이블에 앉은 젊은 직원들 중에도 술 대신 콜라나 사이다,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꽤 보였다. 그들 중 몇 명은 술과 음료를 번갈아 마시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이 같은 상황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회식 문화를 선호하지 않는 젊은 세대는 설령 술자리에 참석하게 되더라도 과음하지 않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술과 무알코올 음료를 번갈아 마시는 일명 ‘지브라 스트라이핑’(Zebra Striping)도 그러한 전략 중 하나다. 

최근 해외 SNS, 외신 등에서 주목 받고 있는 ‘지브라 스트라이핑’은 술과 무알코올 음료를 번갈아 마시는 젊은 층의 새로운 음주 문화를 일컫는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은 “Z세대는 숙취를 없애기 위해 음주 문화를 재정의하고 있다”며 “지브라 스트라이핑이 젊은 층의 새로운 술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브라 스트라이핑은 건강와 생산성, 웰빙을 중시하는 Z세대가 과음 없이 사회적 경험을 유지해 나가기 위한 나름의 대안이 되었다”고 전했다.

국내외 요식업계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특히 ‘지브라 스트라이핑’이 해외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인 만큼 해외 요식업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더 선은 6일 “MZ세대는 과거 세대에 비해 알코올을 적게 마시고 무알코올 음료를 번갈아 마시는 경향이 높아졌다”며 “지브라 스트라이핑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여러 식당과 바에서 관련 메뉴를 확대하고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알코올 음료와 번갈아 마셨을 때 맛에 큰 차이가 없는 모크테일, 무알코올 과일 칵테일 등의 메뉴가 이전보다 늘고 있는 추세다.

지브라 스트라이핑, 과음과 숙취 예방에 효과적

지브라 스트라이핑을 시도하면 확실히 술 마시는 양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음주 관련 연구 논문에선 이 같은 음주 방법이 음주량 감소와 음주 속도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알코올 섭취량을 완전히 끊지는 않되 음주량만 줄이는 ‘댐프 드링킹(damp drinking)’도 이와 비슷한 전략에 해당된다. 

술을 마시는 중간 중간 물이나 무알코올 음료를 마시며 속도를 조절하면 탈수를 예방하고, 전해질 불균형 문제 등으로 인한 숙취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물이 아닌 무알코올 음료 중에는 당분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아, 칼로리나 혈당이 상승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음주량만 줄여도 건강에 도움 된다

음주량을 절대적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2024년 국내 연구진이 과음자 2만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과음자가 알코올 섭취량을 소량 혹은 중간 수준으로 줄이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23%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음주량을 줄이면 암 발생 위험이 감소하며 간 건강, 수면의 질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물론 건강에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알코올을 소량이라도 섭취하는 이상 그로 인한 질병 발생 위험은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자신에게 맞는 음주량과 속도를 잘 파악해 현명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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