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먹는 데 목숨 걸지 말라고?”…식단이 노년기 ‘뇌 건강’에 중대한 영향 미쳤다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진 식습관, 노년의 뇌 건강에 영향

어린 시절부터 성인기까지 이어진 식단의 질이 노년기의 인지 능력 및 치매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장기 추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시절부터 성인기까지 이어진 식단의 질이 노년기의 인지 능력 및 치매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장기 추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평생에 걸쳐 전반적으로 식단의 질이 낮았던 사람일수록 고령기에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가능성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식단은 치매와 인지 저하의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주로 노년기의 식습관에 초점을 맞춰, 이미 인지 변화가 시작된 이후의 영향만을 살펴본 경우가 많았다.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뇌 질환은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기 수십 년 전부터 뇌에서 변화가 시작되는 만큼, 연구진은 더 이른 생애 단계에서의 영양 관리가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번 연구는 미국 터프츠대 프리드먼 영양과학·정책대학 연구진이 수행했다. 연구진은 1946년 3월 한 주 동안 영국(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즈)에서 태어난 이들을 장기간 추적한 1946 영국 출생 코호트 자료를 분석했으며, 최종 분석에는 3059명이 포함됐다.

식단·인지 능력, 생애 전반에 걸쳐 반복 측정

식이 평가는 4세, 36세, 43세, 53세, 60~64세 등 다섯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4세 때의 식단은 부모나 양육자의 회상을 바탕으로 평가했으며, 성인기에는 참가자들이 7일간 직접 작성한 기록지를 활용했다.

식단의 질은 HEI-2020(Healthy Eating Index-2020)을 이용해 점수화했다. 과일·채소·통곡물·유제품·단백질 등 권장 섭취 식품에는 가점을, 정제곡물·나트륨·첨가당·포화지방 과다 섭취에는 감점을 부여했다. 점수 범위는 0~10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식단의 질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인지 능력은 8세, 11세, 15세, 43세, 53세, 60~64세, 68~69세 등 총 일곱 차례 평가했다. 아동기에는 읽고 이해하는 능력·어휘·연산 능력을, 성인기에는 기억력 측정을 위한 단어 회상·시각적 탐색 속도·반응 시간 등 기능 수행 능력 중심으로 측정했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검사와 연령대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이를 전반적인 인지 능력 백분위 점수로 환산했다.

평생 식단의 질 낮을수록 인지 궤적도 불리

통계 기법인 그룹 기반 궤적 모델링을 적용한 결과, 식단의 질은 세 가지 뚜렷한 경향으로 나뉘었다. 전체의 약 31%는 시간이 지날수록 식단의 질이 낮아졌고, 약 50%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나머지 약 19%는 평생에 걸쳐 높은 식단의 질을 유지했다. 인지 능력 역시 개인별 변화 양상에 따라 네 가지 궤적으로 구분됐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가장 낮은 인지 능력 궤적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58%는 평생 식단의 질이 낮은 경로를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높은 인지 능력 궤적에 속한 그룹은 중간 이상 또는 높은 식단의 질을 유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낮은 식단의 질을 유지한 경우는 극히 일부에 그쳤다.

성인기에 인지 능력이 높은 그룹은 통과일과 통곡물 섭취가 많고, 정제 곡물 섭취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53세와 60~64세 시점에는 나트륨 섭취가 더 적고, 녹색 채소와 콩류 섭취가 더 많은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식품 선택의 차이가 식단 질 점수 격차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치매 위험도 식단 질 따라 뚜렷한 차이

치매 위험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68~69세에 실시한 ACE-III(Addenbrooke’s Cognitive Examination-III) 선별 검사에서, 식단의 질이 낮은 그룹의 9.8%가 치매 의심 소견을 보였다. 반면 식단의 질이 중간인 그룹은 6%, 높은 그룹은 2.4%에 그쳤다.

한편 아동기에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성인기 이후 인지 능력과 식단의 질 모두에서 더 높은 그룹에 속할 가능성이 컸다. 11세 무렵 지적·사회적 여가 활동에 활발히 참여한 아이들 역시 이후 높은 인지 궤적을 따르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방산, 비타민 B, 항산화물질 등 고품질 식단에 포함된 핵심 영양소가 신경세포 유지를 돕고 신경퇴행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식단이 인지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 대상이 특정 출생 집단에 한정돼 인종·문화적 일반화에 한계가 있고, 식이 자료가 자가 보고라는 점도 지적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결과가 아동기부터 성인기까지 일관된 식단 관리가 노년기 인지 건강과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더 다양한 인구를 대상으로 생애 초기부터 식단과 인지 기능을 추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2월 20일 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양학 최신 연구 동향(Current Developments in Nutrition)》에 ‘Associations between diet quality and global cognitive ability across the life course: Longitudinal analysis of the 1946 British Birth Cohort’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식단의 질이 정말 치매 위험까지 낮출 수 있나?
A. 이번 연구에서는 평생 식단의 질이 높은 그룹일수록 고령기에 치매 의심 소견 비율이 낮았다. 다만 관찰 연구이므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위험과의 ‘연관성’을 보여준 결과다.

Q2. 언제부터 식단 관리가 중요할까?
A. 연구에 따르면 4세 무렵 식단의 질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성인기에 들어서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이는 노년기뿐 아니라 성인기 이전부터의 지속적인 식단 관리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Q3. 인지 기능이 높은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더 먹었나?
A. 통과일과 통곡물, 녹색 채소와 콩류 섭취가 많았고, 정제 곡물과 나트륨 섭취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러한 식품 선택이 전반적인 식단의 질 차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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