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30일 (목)

아토피 가려워 항히스타민제 먹었는데…효과는 ‘체감 기준’ 못 미쳐

47개 무작위시험 6230명 분석…2세대 약도 피부염 중증도·가려움 개선폭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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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흔히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아 복용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이들 약물은 생각보다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토피 피부염의 가려움을 줄이기 위해 흔히 쓰는 항히스타민제가 환자가 체감할 만큼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히스타민은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가려움증과 피부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피부의 신경이나 세포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면 수용체 신호가 뇌로 전달돼 심한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히스타민이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는 항히스타민제는 아토피 피부염의 가려움을 줄이는 보조 치료로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과도한 항히스타민제 처방을 경계하고 있다. 히스타민 외에도 다양한 단백질이나 염증 물질이 피부 신경 세포를 자극하거나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항히스타민제만 꾸준히 복용해봤자 진정 효과는 크지 않고, 도리어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 소화불량 등 부작용 위험만 커지기 마련이다.

실제 치료 효과 크지 않아

이와 관련,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은 실제 항히스타민제의 치료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로 검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항히스타민제 사용을 다룬 47개의 무작위 대조시험을 모두 살폈다. 시험에 참가한 환자들을 모두 더하면 총 6230명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저널(BMJ)》에 29일(현지시간) 게재됐다.

47개 임상 시험을 모두 분석한 뒤 연구팀이 내린 결론은, 항히스타민제의 치료 효과는 환자가 체감할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임상 현장에서 아토피 피부염의 중등도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는 ‘스코라드 지수(oSCORAD)’다. 객관적인 피부 병변 범위와 병변의 심각성을 고려해 0~83점으로 평가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피부염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환자들은 현재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약물(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뒤 스코라드 지수가 평균 1.87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특정 치료제가 8.2점 이상 점수를 줄였을 때 환자가 이를 체감할 수 있게 된다. 이를 고려하면 2세대 항히스타민제의 실제 효과는 체감 기준의 약 23% 수준에 불과했던 셈이다.

실제 가려움 역시 크게 줄이지 못했다. 환자가 느낀 가려움 정도를 0~10점으로 점수화한 지표에서,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0.89점을 줄였다. 환자의 체감을 위해 필요한 최소 개선 폭은 3점 이상의 감소다. 마찬가지로 체감 기준의 30%도 미치지 못했다.

효과는 작은데…일부 항히스타민제는 졸림 주의

아토피 피부염의 가려움은 히스타민 하나만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히스타민 작용을 막는 것만으로는 증상을 충분히 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은 약마다 차이가 있다. 특히 오래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림뿐 아니라 기억력과 반응속도, 운동능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라고 졸림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 대표적인 항히스타민제 제품 '지르텍'의 원성분 세티리진은 졸림 등의 부작용 보고가 위약군 대비 1000명당 16명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항히스타민제가 모든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두드러기가 함께 있는 환자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 동반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다만 이는 아토피 피부염 자체를 개선하는 효과라기보다 함께 나타난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로 봐야 한다.

연구팀은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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