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 (화)

“가벼운 부상인데, 왜 이리 안 낫지?”… ‘이 주기’ 때문?

여성 프로 축구선수 연구…생리 기간과 아닌 기간, 부상 부담 최대 3배 차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성 운동선수에게 생리 주기는 경기력과 회복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생리적 변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 운동선수에게 생리 주기는 단순한 신체 리듬을 넘어 경기력과 회복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특히 생리 기간 동안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가 부상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두고 다양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생리 자체가 부상 발생 빈도를 높이지는 않지만, 이 시기에 발생한 부상은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과 영국 공동 연구팀은 여성 프로 축구선수를 대상으로 생리 주기와 부상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스페인 산트 조안 데 데우 병원 스포츠의학 전문의 에바 페레르 박사는 “생리 기간 중 부상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생리 기간에 발생한 부상은 다른 시기에 비해 회복에 필요한 시간이 약 3배 더 길었다”고 설명했다.

4시즌 추적 관찰…생리 중 부상 ‘회복 부담’ 뚜렷

연구팀은 2019/20시즌부터 2022/23시즌까지 네 시즌 동안 스페인 여자 프로축구 리그(Liga F)에서 뛰는 선수 33명을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11명은 네 시즌 모두 연구에 포함됐다.

선수들은 출혈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을 기준으로 생리 주기를 자가 기록했다. 총 852회의 생리 주기와 80건의 하지 부상이 분석에 포함됐으며, 부상 중 11건이 출혈이 있는 기간에 발생했다.

분석 결과, 생리 기간과 아닌 기간 사이에 부상 발생 건수 자체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훈련이나 경기에 나서지 못한 기간을 의미하는 ‘부상 부담(injury burden)’은 생리 중에 발생한 부상에서 현저히 높았다. 이 경우 부상은 더 심각했으며, 낫는 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히 근육·힘줄·인대 등 연조직 손상은 생리 출혈 기간에 발생했을 경우, 같은 훈련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 선수들이 훈련이나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기간이 비출혈 기간에 발생한 부상보다 3배 이상 길었다.

생리 기간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 부상 심각도·회복 과정에 영향 가능성

연구진은 부상이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며, 호르몬 변화만으로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생리 기간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가 부상의 심각도와 회복 과정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낮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근육 회복을 저해할 가능성, 생리 기간에 흔한 피로·통증·수면 변화가 신경근 조절에 미치는 영향, 철분 손실로 인한 지구력 저하와 회복 지연, 염증 반응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생리 주기에 맞는 훈련 조정이 도움

연구팀은 생리 기간이라고 해서 훈련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훈련 강도와 회복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밍업 시간을 늘리거나, 고강도·빠른 속도의 움직임 비중을 조절하고, 회복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부상의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프로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운동을 즐기는 여성들에게도 시사점을 준다. 연구팀은 “자신의 생리 주기와 증상을 기록하는 것만으로 훈련 강도와 회복 전략을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모든 여성 축구선수에게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이 단일 클럽 소속 선수들이었고, 생리 기간과 아닌 날의 일수 차이가 커 통계적 분석력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혈중 호르몬 수치, 스트레스, 수면, 영양 상태, 생리 증상의 강도 등의 요인이 측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부상 부담에서 확인된 뚜렷한 차이는 생리 주기를 선수 건강 관리와 부상 예방 전략에 통합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이번 연구는 남성 중심의 연구 모델을 여성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성 특성을 반영한 스포츠 과학으로 나아가는 흐름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2월 16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Sports and Active Living》에 ‘Menstruation and injury occurrence; a four season observational study in elite female football player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