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세 소녀의 눈 주위가 3개월 동안 퉁퉁 부어오른 희귀 사례가 의학계에 보고됐다.
방글라데시 쿨나의과대학 소화기내과 의료진은 국제 의학 학술지 《큐레우스(Cureus)》를 통해 전신 루푸스(면역계가 내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초기 증상으로 눈 부종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는 16세 소녀의 임상 사례를 최근 발표했다.
콩팥은 정상인데 단백질 부족… 루푸스 의심
의료진에 따르면 이 소녀는 3개월 전부터 양쪽 눈가 주변이 점차 부풀어 오르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통증이나 가려움, 피부 발적(피부가 붉게 변함)은 없었다. 소변이나 간, 갑상선 기능 검사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정밀 혈액 검사 결과 소녀의 혈중 알부민(피 속 단백질의 일종) 수치는 2.6g/dL로 정상 기준보다 낮았다. 몸속에 염증이 심하다는 신호도 함께 포착됐다. 배 안에 물이 차는 중등도 복수(배 속에 물이 고이는 증상) 현상까지 발견됐다. 자가면역 질환을 판가름하는 자가항체 수치 역시 기준치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의료진은 '전신 루푸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루푸스는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잘못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피부와 관절뿐 아니라 콩팥, 심장, 폐, 장 등 여러 장기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보통 루푸스로 신장(콩팥)이 손상되면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 눈이나 몸이 붓는다. 혈중 알부민 농도가 낮아져서 수분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녀는 소변 검사가 정상이었다. 의료진은 소변이 아닌 장을 통해 단백질이 새어 나가는 단백실설 장증이나 장막염(장 겉면 염증)이 함께 찾아와 눈이 부어오른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이 소녀는 루푸스로 ‘확진’되지는 못했다. 루푸스를 강하게 의심할 만한 항체와 염증 소견은 확인됐지만, 병원 여건으로 인해 보체 검사 등 일부 필수 검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장염·관절염·발진 같은 대표 증상도 부족했다. 복수와 단백질 부족의 정확한 원인도 확진하지 못해 의료진은 ‘루푸스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판단했다.
이에 의료진은 "루푸스가 가장 의심되며, 그로 인해 단백질소실장병증(혈액 속 단백질이 장을 통해 빠져나가는 질환) 또는 루푸스 장막염(루푸스로 장기 표면을 싸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이 생겨 눈 주변 부기와 복수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스테로이드 치료 일주일 만에 부기 감소
의료진은 하루 50mg의 프레드니솔론을 투여했다. 프레드니솔론은 면역 반응과 염증을 줄이는 스테로이드 약이다.
치료를 시작한 지 7일 만에 눈 주변 부기가 크게 줄었다. 3개월 뒤에는 눈 부기와 복수가 모두 사라졌다. 알부민 수치도 3.8g/dL로 정상화됐다. 헤모글로빈은 11.2g/dL까지 회복됐다.
연구진은 "눈 주변 부기는 흔한 증상이지만, 원인이 분명하지 않고 오래 지속되면 단순 피로나 알레르기로 넘겨서는 안 된다"며 "조기 면역검사가 루푸스를 빠르게 발견하고 장기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눈 주변 부기는 수면 부족이나 알레르기 때문에도 흔히 생긴다. 그러나 한쪽 또는 양쪽 눈의 부기가 수주 이상 이어질 때는 검사가 필요하다. 소변이 거품처럼 나오거나 다리까지 붓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체중이 갑자기 늘거나 숨이 차고 복부가 불러오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콩팥·간·심장 질환 등을 확인해야 한다.





